양주시 회암동 616번지 칠봉산 자락을 끼고 있는 신나는 어린이집.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넓은 흙마당과 텃밭이다. 신나는 어린이집에서 말하는 교육장인 ‘터전’은 안팎 구분이 없다. 아이들은 자연속 열린 공간에서 스스로 깨우치고 배운다.

공동육아 신나는 어린이집은 지난해 3월 개원, 11명의 아이들이 함께 하고 있다. 이곳은 아이들이 함께 자라날 수 있는 터전을 만들기 위해 여러 사람이 공동 출자하여,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교육의 주체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 학부모, 교사 모두가 주인이다.

물과 흙, 햇볕과 바람, 나비와 잠자리가 함께 하는 곳. 19일 계란말이를 만들고 있는 아이, 책을 읽고 있는 아이, 한복을 입고 소꿉놀이를 하고 있는 신나는 어린이집 아이들이 반갑게 손님을 맞이한다.

고구마 캐고 메뚜기도 잡고

신나는 어린이집 아이들은 멍석딸기도 알고 싸리나무꽃도 알고 선이질 풀도 단번에 알아볼 수 있다. 백과사전을 보고 아는 것이 아니다. 매일 아침 텃밭이며 동네 뒷산이며 동네길로 나들이가며 하나하나 직접 보고 알게 된 것이다.

매일 아침마다 나들이를 나가며 아이들은 자연을 탐색하고 관찰하며 자연스레 지식을 쌓아간다. 아이들은 나들이를 통해 사물에 대한 호기심을 갖고 습득한 뒤 텃밭에서 지식을 재 확인한다. 모든 공간이 아이들에게 하나의 커다란 놀이터이자 학습장이 된다.

깻잎, 고추, 토마토, 고구마, 당근…. 신나는 어린이집 아이들이 올해 수확한 야채만 해도 수를 헤아릴 수 없다.

“맘껏 놀면서 스스로 배워요”
다양하고 풍성한 사고. 읽고 쓰고 숫자를 계산하는 게 중요하지 않다. 신나는 어린이집에선 아이들이 잘 먹고 잘 놀면 된다.

틀에 박힌 교육프로그램, 주입식·일방적 교육, 의도된 학습, 단순·반복·획일적인 교육에 대해 신나는 어린이집은 모두 ‘NO’라고 외친다.

대화를 나누고 사물을 보면서 사람과 사람, 사물과 사물의 관계를 스스로 알게 해 자연스런 관심을 유도하다 보면 한글을 깨우치는 것은 저절로 된다. 하루 일과가 자연스런 교육이 된다. 그림을 통해 의미를 부여하고 상상력을 키우며, 언니 오빠와 편지를 주고 받으며, 한글을 자연스럽게 배운다.

통합·평등 ·자연친화 교육

각각 다른 아이가 서로 돕고 생활하며 함께 어우러지는 곳, 여자, 남자 구분이 없는 곳, 연령 구분이 없는 곳, 미술, 음악, 체육 놀이의 구분이 없는 곳, 장애아와 함께 생활하면서 같이 산다는 것을 이해하고 연습하는 곳. 바로 신나는 어린이집이다. 

신나는 어린이집은 ‘구분’을 두지 않고 어른들의 잣대로 짜여진 ‘분리’를 하지 않는다. 모든 것을 연계시키며 관계를 맺어 함께 어우러지는 방법을 배운다.

아침 ‘모둠’시간. 아이들과 교사들이 유기농 식품으로 만든 간식과 직접 만든 차를 마시며 ‘오늘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일주일을 무엇을 하며 보낼 것인지’ 서로의 생활을 얘기한다.
여기서는 ‘선생님’이란 호칭도 없다. ‘바나나’, ‘샛별’이란 별명을 부르며 아이들과 교사는 반말로 대화를 나눈다. 아이들이 별명을 부르면서 변별력을 키우고 반말을 사용함으로써 허울이 없어지고 편안한 관계가 형성된다. 아이와 교사간의 관계의 질이 틀려진다. 편안한 관계, 자유로운 관계, 진지한 관계가 형성되며 ‘선생님’은 이야기를 나누는 대상 ‘친구’가 되는 것이다.

씩씩하고 건강하게 자라다오

1년전 희찬이를 신나는 어린이집에 보내기로 한 아빠는 걱정이 많았다. 아직은 공동육아가 실험적 보육제도이기 때문이었다. 1년이 지난 지금. 희찬이 아빠는 자신있게 신나는 어린이집을 권한다. 나들이와 좋은 음식을 통해 무엇보다도 희찬이의 정신과 신체가 건강해졌기 때문이다.

“요즘 아이들이 아토피를 많이 앓고 있죠. 아토피는 환경과 먹거리가 가장 중요해요. 신나는 어린이집은 유기농 식품만 먹고 낮잠시간에도 꼭 잠옷을 갈아입혀 먹거리와 위생은 최고를 자랑해요. 음식들은 조합원들이 호시탐탐 노릴 정도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