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사기간 단축과 시공의 편리성을 이유로 대형 물류창고 건축시 바닥, 기둥, 보로 많이 사용하고 있는 프리캐스트 콘크리트(일명 PC구조물) 구조물 속에 내장된 스티로폼이 불에 타면서 유독가스를 발생시킨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오영환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최근 한국화재감식학회와 함께 한 화재 재현실험 결과에 따르면, PC 구조물 실험모형에 경유로 불을 붙인 후 5분 만에 PC 구조물 안에 있는 스티로폼이 녹으며 불에 타기 시작했고, 10분이 경과한 때에는 고열의 화염이 치솟고 콘크리트의 열폭 현상이 일어나면서 새까만 연기와 함께 스티로폼이 타면서 유독가스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PC 구조물은 지난 4월 대형 화재를 일으킨 경기 이천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에도 사용된 것이다.

오영환 의원은 13일 소방청 국정감사에서 “실험 결과를 미루어 볼 때 당시 인명피해 발생의 주된 원인은 우레탄폼 등 가연물이 타면서 발생한 유독가스뿐만 아니라 PC 구조물 안에 있던 스티로폼이 타면서 발생한 유독가스와 PC 구조물이 고열에 의한 박리현상이 일어나면서 떨어진 콘크리트 잔해물도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면서 “근로자 38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형인명피해 원인을 재조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한익스프레스 화재 현장에서 희생된 한 유가족도 “PC 구조물 속 스티로폼이 타면서 발생한 유독가스와 고열에 콘크리트가 비산․낙하한 콘크리트 조각도 원인”이라며 인명피해 원인 재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오영환 의원은 이달 5일 준불연재 성능을 인정받고 시중에 유통 중인 스티로폼패널과 그라스울패널의 화재위험성에 대한 실 화재 실험도 실시하였다.

실험결과 스티로폼패널 구조물은 불을 붙인 후 3분이 경과하면서 불꽃이 밖으로 분출되기 시작했고 5분이 경과하자 구조물 전체를 화염이 뒤덮었으며 6분 30초에는 폭발적인 연소확대(플래쉬오버)가 발생했다.

반면에 같은 시간대에 그라스울 구조물은 그을음이 일부 발생하는데 그쳐 화재가 전이되지 않고 구조물 형태도 본래 모습 그대로 유지되었다.

오영환 의원은 이 두 실 화재 실험 결과를 토대로 “가연성 마감재, 단열재, 복합자재 심재에 대한 화재안전 성능기준을 강화하고 화재안전 기준이 없는 PC(프리캐스트 콘크리트 구조물) 심재에 대한 화재안전 성능 기준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재난환경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고 여전히 경제성에 밀려 안전은 뒷전으로 하는 법과 제도로 인해 대형인명피해를 유발하는 화재가 더 이상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건축법 개정을 조속히 심사해 줄 것을 호소했다.

소방관 출신인 오영환 의원은 지난 6월 건축 마감재와 복합자재 심재는 준불연재 이상의 것으로 사용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내용으로 한 건축법 일부 개정안을 더불어민주당 의원 55명과 공동으로 발의한 바 있다.

* 프리캐스트 콘크리트(precast concrete) : 공장에서 고정 시설을 가지고 기둥, 보, 바닥판 등의 부재를 철제 거푸집으로 미리 만들어 양생시킨 기성 콘크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