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싱·스미싱 사기 사이트 차단과 관련해 경찰과 한국인터넷진흥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공조가 신속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오영환 의원(의정부시갑)은 14일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서울지방경찰청이 피싱 사기와 사이버 사기 등을 10대 현안으로 선정해 관리하고 있지만, 피싱·스미싱 사기 사이트 등 차단 처리가 지연되고 있는 문제를 지적했다.

현재 경찰은 피싱 사이트 차단 권한이 없기 때문에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매 건마다 이메일을 보내 사이트 차단요청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경찰에서 한국인터넷진흥원에 삭제를 요청한 건수는 총 153건이다. 문제는 그 결과를 경찰청이 인터넷진흥원으로부터 한 달에 한 번 몰아서 통보받고 있다는 점이다.

불법 사이트 차단이 지체될수록 피해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사실은 자명하다. 지난 3년간 스미싱 범죄 현황을 보면, 2017년 발생한 667건 중 83건을 검거했고, 2018년에는 293건 중 174건을 검거했다. 지난해에는 범죄가 줄어 207건 발생했지만 32건을 검거해, 검거율이 15%에 불과했다.

‘사이버 불법정보대응 공조시스템’을 활용한 경찰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공조도 원활하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다. 최근 논란이 됐던 ‘디지털교소도’의 경우, 경찰이 지난 7월부터 직접 방문을 포함, 무려 6차례에 걸쳐 사이트 차단을 요청했지만, 두 달이 지난 9월에서야 사이트가 전면 폐쇄됐다.

처리 결과가 불분명한 사례도 다수 발견됐다. 올해 들어 지난 9월까지 공조시스템을 이용해 사이트 심의를 요청한 사례 1794건을 살펴보면, 사업자 시정요구 862건, 중복신고나 자진 삭제로 인한 각하 779건, 회신 대기 34건, ‘기타’로 분류된 항목도 무려 119건이나 됐다. 기타로 분류된 사례 중 다수가 방심위에서 시스템에 제대로 입력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관리 부실도 드러났다.

이에 오 의원은 “불법 사이트 대응은 범죄와 연결돼있는 만큼 경찰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한국인터넷진흥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더욱 긴밀하게 공조해야 한다”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