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경마장 주민공청회

실내경마장 신시가지 유치를 반대하는 주민들이 경마장 유치를 추진했던 동두천시와 동두천시의회 관계자들을 불러내 해명을 요구했다. 15일 꿈나무정보도서관에서 동두천시아파트연합회(아파트연합회) 주최로 ‘실내경마장 동두천 유치 공청회’가 열린 것.

아파트연합회와 이날 공청회에 참여한 주민들은 지난해 시가 추진한 ‘경마장 유치 찬반 졸속 여론조사’를 질타하며 시와 시의회에 경마장이 들어서면 발생될 교육환경저해, 주차대란, 사행성 조장 등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이 있냐고 추궁했다.

이에 대해 시와 시의회는 “이번 모임은 실내경마장 유치과정을 설명하기 위한 ‘설명회’이지 ‘공청회’는 아니다”며 “아직 실내경마장 유치로 인한 폐해는 생각해 보지 않았다”고 말해 시민들의 분노와 조소를 자아냈다. 당초 마사회 담당자도 이날 공청회에 참가하기로 되어 있었지만 8일 불참통보를 밝히며 참석하지 않았다.

최용수 시장과 김경차 시의회의장도 ‘연말 바쁜 일정’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고 영상문화사업단 과장 등 담당자 2명과 홍운섭 의원(불현동)만이 위임을 받아 참석해 주민들의 불만을 샀다.

공청회에 참석한 주민들은 “정작 나와야 될 사람들은 안 나오고 홍의원만 나왔다”며 “해당지역 의원도 아닌 박수호 의원까지 참석할 만큼 중요한 일인데 무슨 더 중요한 일이 있어 안 나온 것인지, 비난받는 자리가 싫어서 안 나온 것인지 모르겠다”며 최시장과 김의장의 무성의한 태도를 비난했다.

한편 이날 시가 설명한 실내경마장 추진상황에 따르면 “용도변경과 300명 이상의 주민동의서만 확보하면 실내경마장 유치조건이 성립되어 최종심사후 농림부가 결정을 내리게 된다”고 말해 마사회가 실내경마장을 신시가지로 설치하는데 앞으로 300명 이상의 주민동의서만 받으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주민들은 “3천300세대, 4인가족 기준 1만3천여명이 경마장 유치반대서명을 했는데 300여명의 의견으로 경마장 유치를 결정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처음 시와 의회가 실내경마장 유치를 적극적으로 농림부에 요구했던 것처럼 신시가지 주민의 반대의견을 전달하는 등 성의를 보여라”고 요구했다.

3시간만에 말 바꾼 최시장=이날 공청회에서 아파트연합회는 11월10일부터 12월6일까지 6회에 걸쳐 시를 방문해 최용수 시장과 3번 만나 실내경마장 반대입장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최용수 시장은 그때마다 ‘싫어하는 지역에 왜 유치하겠냐, 절대 그런 일은 없다’는 답변으로 안심시켰다. 12월6일에도 최시장은 이같은 말을 하고 심지어는 ‘왜 안 믿어주냐’고 까지 말했으면서 바로 3시간 뒤에 ‘시의회로 마사회 문제를 넘겼다’며 ‘정 반대하고 싶으면 시의회에 가서 하라’고 말했다는 것.

아파트연합회 공동대표자들은 “시의 수장인 시장이 어떻게 3시간만에 말을 바꿀 수 있냐”며 “그래서인지 최시장은 이번 공청회에 참석하지도 않았다”고 맹비난했다.

명분 없는 경마장=정병학 아파트연합회 대표는 공청회에서 “실내경마장 유치를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명분과 실리가 타당하다면 반대입장을 제고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대표와 참가 주민들은 “주거지역과 교육도시에 경마장이 들어서는 것은 말이 안되고 여론조사 등 절차 또한 잘못됐다”며 “반대여론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유치확보에만 치중해 주민의 의견과 주변여건을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영상문화사업단 하모 과장은 “경마장 유치로 인해 15억이상의 세수와 100여명의 고용창출을 기대했다. 시의회가 경마장 유치를 추진하기 전 주민여론을 들어보라고 해서 시홈페이지를 통해 여론조사를 하게 된 것”이라고 말하며 “폐해에 대한 정보 예측이 서툴렀고 졸속여론조사에 대한 비난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법적인 문제는 없다”고 해명했다.

답변을 들은 주민들은 “잘못한 짓은 잘못한 것이지 법 운운하는 것은 무엇이냐”며 “법적인 문제는 없다고 하는데 8만시민의 여론을 13명으로 대신하는 것은 애들이 들어도 웃을 일 아니냐”며 자리를 박차면서 항의했다. 정대표도 “잘못된 절차로 진행된 여론조사인 만큼 담당부서와 시는 잘못을 인정해야 한다”며 사과문을 언론에 게재할 것을 요구했다.

주차대란 예상=주민들은 “신시가지가 지금도 주차대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 경마장이 들어서면 오죽하겠냐”며 “시는 교통대란을 염두에 두고 실내경마장이 들어올 C건물 용도변경 승인을 해 준 것이냐”고 따졌다.

정모 주택계장은 답변을 통해 “주차관계는 76대만 확보하면 된다”며 “이용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법상 문제는 없다”고 해명했다.

정대표가 “구리시 경마장은 하루 방문객수가 3천48명인데 76석을 확보했다면 4인기준으로 계산해도 304명만 수용할 수 있다”며 주차대란 문제를 지적하자 정모 주택계장은 “송내택지 주차장 용지와 주차타워 건물을 지을 예정이어서 문제는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김상국 동두천방범기동순찰연합대장은 “법, 법 하는데 신시가지 주차문제를 고민해봤냐”며 “시민들을 위한 주차공간이지 마사회에 투기하러 온 사람들을 위한 주차장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박이재 아파트연합회 사무국장도 “신시가지의 10월 하루 주차위반 적발은 400건이나 된다”며 “아파트 불법난입주차, 주차대란이 뻔히 예상되는데 용도변경 허가를 내주고 법적 하자가 없다며 시민을 무시해도 되는 거냐”고 항의했다. 참석 주민들도 “짜증나서 못 듣겠다”며 “법을 핑계 삼아 주민을 무시하지 말라”고 소리쳤다.

사행성 조장=조명수 아파트연합회 공동대표는 “신시가지에는 8개 학교와 30여개 학원이 있다”며 “청소년들이 받을 영향은 왜 생각 못하며, 세수 세수 하는데 경마장 때문에 동두천시민의 주머니에서 돈이 빠져나가고 가정파탄까지 이르게 되면 누가 책임질 것이냐”고 물었다.

송병석 공동대표도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청국사람이 가져간다는 말이 있는데 경마장이 그 예 아니냐”며 “시민뿐 아니라 처자식을 책임진다는 사람들이 마사회를 앞세워 이러한 행동을 할 수 있는 것이냐” 항의하며 해결책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하모 과장은 “답변하기에 난해하다. 생각해 보겠다”고 답해 주민들의 질타를 받았다.

홍운섭 의원은 시의회를 대신해 “심사숙고 하지 못한 점 사과한다”며 “시재정이 열악하다보니 해소책만 고심하다가 영향평가는 고려치 못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