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만행 운영위원장 주도로 비밀리 작성

공무원 “웃기는 일”

행정사무감사 도중 입장이 맞지 않는다며 몸싸움을 벌이고, 김문원 시장 공약사항인 경원선 고가화 구간은 ‘회룡역~의정부북부역이 아니라 의정부역~북부역’이라며 말도 안되는 주장을 펼쳐 구설수에 오른 의정부시의회가 최근 볼썽사나운 블랙코미디를 펼치고 있다. 웃음조차 나오지 않을 정도의 일들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 순서로 의원님들을 소개하지 않으면 재미 없다.”
의정부시의회가 지난 10월 ‘의원 의전서열 기준지침’을 작성해 시청, 유관기관 등에 배포한 사실이 최근 드러났다.

제4대 의회가 임기 만료 반년을 앞두고 작성한 이번 서열지침은 ▲의정부시의회 초대 의회가 1991년 4월15일 개원된 이래 15년이 지나 제4대 의회 후반기에 이르고  ▲이에 따라 각종 의식행사시 다수가 공감하는 합리적인 의원 의전서열 기준을 정하여 행사의 격식을 높임은 물론 행사진행의 편의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의원의 대내외적 품격을 갖추고, 각종 의전(의식)행사시 현직 의원의 좌석배치·소개순서 등을 정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지침의 기준은 ▲현 직위(의장, 부의장, 상임위원장)순, 직위가 없는 평의원은 출신지역구 행정동 순(의정부1~3동, 호원1~2동, 장암동, 신곡1~2동, 송산1~2동, 자금동, 가능1~3동, 녹양동)에서 ▲현 직위(의장, 부의장, 기획총무위원장, 환경건설위원장)순, 직위가 없는 평의원의 경우 의원 임기중 직전 직위, 다선, 연장자 순으로 조정되었다.

이에 따라 표처럼 서열이 변경되었으며, 각종 행사시 소개도 ‘제4대 의회 제1기 oo을 역임한 아무개 전 oo님’이라는 웃지못할 멘트로 바뀌었다. 허환 의원은 마지막에서 여섯 번째로 소개되는 영광(?)을 안게 됐다.

그러나 이같은 서열지침은 운영위원회 간사나 위원도 모른채 윤만행 의원(의회 운영위원장) 주도로 몇몇 의원들이 작성해 시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윤만행 의원은 “국회도 다 그런 식으로 의전을 준비한다”며 “각종 행사 때 무질서한 소개로 의원들의 불만이 있어서 지침을 만든 것”이라고 해명했다.

의정부시 공무원들은 “의원들이 수준 떨어지게 소개 순서에 민감해한다”며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서열지침에 따르지만, 일반인들은 웃기는 일이라고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음악 비전공 정치인 박형국 의원 여성합창단장 맡아
시민들 “속보이는 일”

음악 비전공 정치인인 박형국 의원이 의정부여성합창단 단장을 맡아 활동하고 있다. 의정부시가 예산을 지원하는 의정부시여성합창단이 혼성합창단인 의정부시합창단으로 조직을 개편한 것은 지난해 3월. 의정부시합창단에 불만이 있거나 합류하지 않은 사람들이 주축이 되어 의정부여성합창단을 만들고 올해 6월21일 오후 7시30분 의정부예술의전당에서 창단연주회를 가졌다. 시는 창단연주회 때 동아리지원비 200만원을 지원했다. 박형국 의원이 단장을 맡아 입김을 불어넣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박형국 의원은 “잘 아는 이들의 부탁으로 단장을 맡게 됐다”며 “아마추어 친목단체라 비전공자가 단장이 되어도 특별히 문제될 게 없으며, 오히려 이들을 도와줘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박의원은 또 “단장은 내외적으로 이들을 화합시키고 독려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나는 얼굴마담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부 시민들은 “정치인이 합창단의 단장을 맡는 모양새가 좋지 않다”며 “속보이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의원 얼굴사진 안 실렸다며
의정부시의회 소식지 보완수정

의원들 “말못할 일”

의정부시의회가 소식지 2호(사진)를 제작했으나, 의원들의 개인 사진이 수록되지 않았다며 반발해 일부를 보완수정한 것으로 밝혀졌다.

의회는 500여만원으로 지난 11월초 표지 포함 36페이지 분량의 전면 컬러소식지 500부를 제작했으나, 일부 의원들이 “35페이지에 있는 제4대 의원 주소록에 얼굴 사진이 게재되지 않았으니 다시 제작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의회는 얼굴 사진이 수록된 편집으로 보완수정해 시청 및 동사무소에 배부했으나, 공교롭게도 선거일전 180일(2005년 12월2일) 도래 제한·금지 주요사항(홍보물 발행·배부 금지)에 걸려 타 시군의회 등에는 발송하지 못한 채 창고에 보관중이다.

이에 대해 한 의원은 “말 못할 일”이라고 낙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