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흥규 의원·양주시·도교육청 14일 회동
양주자이 200여명 제2교육청서 집회



경기도교육청과 건남개발(주)의 부지매입 면적 갈등으로 지연되고 있는 양주시 삼숭고등학교 개교문제 해결을 위해 양주시와 경기도교육청 제2청 담당자, 이흥규 경기도의원이 14일 경기도교육청 제2청에 모였다.

경기도교육청은 삼숭고 부지 1만4천㎡를 매입하겠다고, 건남개발은 1만6천㎡를 교육청이 사야한다고 주장해 현재까지 협의가 이루어지지 못한 채 공사 착공조차 지연되고 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회의는 경기도교육청과 건남개발 부지매입 조율을 위해 마련된 자리로 서로 1천㎡씩 양보해 1만5천㎡를 교육청에서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하자는 안이 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 참석한 이흥규 경기도의원에 따르면 “1만5천㎡를 교육청이 매입하는 것으로 조율해 보기로 했다”며 “양주시가 건남개발 조정을 맡고, 본인이 교육감을 만나 설득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흥규 의원은 16일 교육감을 만날 예정이다.

한편 회의가 열린 이날 경기도교육청 제2청 앞에서는 양주자이아파트 주민 200여명이 2007년 3월 삼숭고 개교를 요구하고,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교육청, 양주시청, GS건설, 건남개발을 비난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17일 양주시청 앞에서도 집회를 가질 계획이다.

건남개발-양주시 “짜고친 고스톱?”

양주시, 기부채납 공문 무시 “법에 저촉”
건남개발 임원 전 양주시 공무원 출신

 
 (14일 양주자이아파트 주민 200여명이 삼숭고등학교 개교 지연의 책임을 묻는 집회를 경기도교육청 제2청 앞에서 열었다.)

양주시 삼숭고등학교 미착공 책임은 누구?
2006년 3월에서 2007년 3월로 연기, 그나마 공사착공도 안돼 2007년 개교도 불투명하게 된 양주시 삼숭고등학교 개교 지연사태 책임을 두고 관계기관들이 서로 책임을 떠넘겨 주민들만 그 피해를 고스란히 안고 있다. <본지 3월9일자 3면 참조>

교육청=“학교부지 전체를 무상 기부하겠다던 약속을 건남개발이 깨서 협상이 지연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건남개발이 약속한 각서를 갖고 있지 않아 설자리를 잃은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우리들도 피해자”라며 “양주시와 건남개발이 짜고 치는 것 같은 생각도 든다”고 해명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각서는 찾을 수 없지만 건남개발이 토지 무상기부를 약속했었다”며 “그동안 건남개발의 토지 기부채납을 조건으로 하는 삼숭고 신설 계획 공문을 수없이 양주시에 보냈지만 단 한차례의 회신도 없어 수용 의미로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조성된 삼숭고 부지 2만1천㎡는 아파트 부지 외 임야로 건남개발이 무상기부 약속을 하지 않았으면 굳이 그곳에 학교를 신설할 이유가 없었다”면서 “삼숭고 부지는 암반이 많고 학교가 들어설 위치로도 부적절한 곳으로, 부지를 건남개발이 무상기부하고 부지조성비만 교육청이 제공하기로 했기 때문에 학교신설을 그곳에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청 관계자는 이어 “양주시가 우리가 보낸 공문에 담긴 조건 내용을 삼숭고 신축 시행조건에 명시하지 않아 결국 건남개발이 ‘양주시 시행조건에 명시돼 있지 않아 토지를 무상기부할 수 없다’고 밝히게 된 것”이라며 “수년동안 양주시로부터 아무런 회신도 받지 못하다가 지난해 11월 양주시장과의 면담에서 담당 과장으로부터 ‘무상기부채납은 법에 저촉되어 시행조건에 달지 않았다’는 답변을 듣게 돼 심하게는 짜고치는 고스톱이란 단어까지 연상된다”고 말했다.

양주시=2000년부터 경기도교육청과 무수히 많은 공문을 오가며 교육청 못지않게 삼숭고 개교 진행사항을 알고 있는 양주시는 “학교개교 관련 업무는 교육청 소관이어서 아는 것이 별로 없다”고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청 주장대로 2000년 이후 교육청의 수차례 공문에 회신을 하지 않은 ‘의도’에 대해서는 교육청 뿐만 아니라 주민들에게도 많은 의혹을 사고 있다.
더군다나 건남개발 소속임원으로 알려진 김모씨가 전 양주시 공무원이었던 것이 주민들에게 알려지며 양주시와 건남개발의 유착의혹이 커지고 있다.

건남개발=삼숭고 시행사인 건남개발도 “많은 돈이 드는 토지 무상기부를 누가 하냐. 무상기부 약속을 한 적이 없다”며 18학급 학교부지 필수 면적 1만2천㎡를 넘는 1만6천㎡를 교육청이 매입해야 한다고 고집하고 있다.

토지 무상기부를 증명할 각서와 법률적 근거가 없지만 그동안 교육청이 양주시청에 보낸 공문을 포함한 여러 정황면에서 학교부지 전체 기부채납 약속은 사실이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이 때문에 건남개발은 주민들로부터 “아무리 각서가 없다고 해도 전체 토지 무상기부를 약속했다가 이를 깬 것도 기업윤리에 어긋나는 짓인데 그나마 교육청이 제시한 1만4천㎡ 매입 제의도 받아들이지 않고 주민을 볼모로 욕심만 부린다”며 “교육시설을 돈벌이로 이용해 이윤 확보에만 눈이 먼 기업”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수많은 면담 요청과 자택 방문까지 했지만 현재까지 건남개발 대표이사를 만날 수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