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묘지 건립을 둘러싸고 15년째 주민들과 업체, 군부대의 이해가 서로 뒤엉켜 혼란을 빚고 있다.

1월15일 오전 10시 양주시 광적면 비암1리 마을회관에서는 이윤수 비암1리 이장이 사회를 맡은 가운데 주민 70여명, 재단법인 세보공원묘원 관계자와 광적면사무소 공무원 등이 참석하여 공원묘지 설치건에 대한 찬·반 투표가 진행됐다. 그러나 서로간 격렬한 주장만 오고 갔다.

비암리 산19번지에 공원묘지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세보공원묘원 관계자는 “사업부지 7만평 모두 육군 1군단 관할이다. 7만평은 군단장 재가가 있어야 하는데, 이미 1군단장 동의를 받았다. 주민 지원대책 등도 마련되어 있다”며 “공원묘지 설치시 방문객, 통행량 증가와 함께 군사시설보호구역 완화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반대 주민측은 “1군단 예하 30사단의 입장에서 보듯 군사시설보호법 시행규칙 2조에 따라 군사시설보호구역의 설정·변경·해제는 관리부대장의 건의 후 국방부장관만이 결정할 수 있다”며 “설사 주민 동의가 있다 하더라도 군사시설보호구역 완화나 해제는 법령과 관련 규정에 의해서만 결정되며 현재 군부대 또한 94년 이래 계속 묘지 건립에 대하여 수차례 ‘부동의’로 반대하여 왔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이라고 해서 주민 동의가 있다 한들 군부대가 공원묘지 건립에 동의할 가능성은 없다”며 “공원묘지가 들어서서 군사시설보호구역이 완화되거나 폐지된다는 확실한 근거를 대라”며 반발했다.

그러나 일부 찬성측 주민의 반박이 나오고, 묘지 건립과 관련 없는 군부대 광역화훈련장 추진 불만까지 불거지자 사회자가 몇 차례 정숙을 외치는 등 격앙된 분위기가 이어졌다.

공원묘지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공원묘원측이 15년 전부터 1~2년에 한번씩 마을 주민 사이를 갈라놓고 서로 싸우게 한다”며 “이번에는 조건 없이 묘지 건립에 동의하면 세대당 2천만원씩을 주겠다고 꼬드겼다”며 각서를 공개했다.

이에 세보공원묘원의 이모 회장은 “2천만원을 주겠다고 말한 것이 아니라 주민 지원에 신경쓰겠다는 말이었다”며 “15년 동안 주민들을 쫓아다니며 빌고 다녔다. 이젠 주민 동의 안받아도 추진하겠다”고 하자 흥분한 일부 주민이 ‘삿대질 하지 마라’며 일어나 언성을 높여 다른 주민들이 말려야 했다.

이날 반대 주민들은 ‘공원묘지 건립 시 군사시설보호구역이 완화될 수 있으리라는 구체적 가능성에 대한 자료’를 요청하는 선에서 회의를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