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마이너스 성장률이 예상되는 경기침체 상황에서 공무원 출신인 의정부시의회 김시갑 의원이 행정안전부 기준까지 묵살하고 예산절감 흐름에 역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정부시의회 기획·복지위원회(위원장 김효열)는 지난해 12월 의정부시의 2009년도 예산안을 심사하면서 시책업무추진비(판공비), 기념품 구입비, 중앙로 문화의거리 행사 등 소모성 경비 26억 9천677만원을 예산절감 및 사업 불필요 등의 이유로 삭감했다. 특히 각 동별 축제예산 3억270만원 중 3억54만원도 같은 이유로 삭감시켰다.

그러나 의회 예산결산위원회(위원장 김시갑)가 상임위 의견을 배척하고 대부분 의정부시 요구대로 부활시켜 ‘허수아비’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 의정부시 요구에 따라 각종 낭비성 선심예산을 부활시킨 의정부시의회 김시갑(왼쪽), 강세창 의원.

논란의 중심에는 공무원 출신인 김시갑 의원이 서 있다.

김 의원은 예결위를 주재하면서 상임위 의견은 묵살하고 의정부시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는 결과를 도출시켰다.

특히 동별 축제예산은 상임위가 행정안전부의 ‘2009년도 지자체 예산편성 운영기준’을 근거로 삭감한 것임에도 이것마저 묵살했다.

축제예산 삭감을 주장한 최경자 의원이 2월3일 공개한 행안부 기준의 ‘예산절감 원칙 10대 중점사항’을 보면 ▲지역적 특색이 없고 경제활성화에 기여하지 못하는 지역축제 난립으로 인한 낭비를 지적하고 있다.

‘예산절감 방법’에는 ▲관행적으로 지원되는 사업에 대한 자체평가(성과 등) 등을 실시하여 비효율적·낭비적인 사업은 축소·폐지 ▲동일 목적의 유사·중복 사업의 통·폐합을 지시하고 있다.

그러나 공무원 출신인 김시갑 의원이 이같은 행안부 기준을 참고하지 않고, 오히려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때 축제예산을 더 늘리라는 주문까지 했다는 것이다.

최경자 의원은 “경제가 어려워지면 레저·문화비용을 줄이는 게 서민들”이라며 “대부분의 동별 축제는 특색이 없고 관행적으로 실시되는 중복 사업인데, 이를 예결위에서 부활시켜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문화가 소중한 경제적 자원임에는 틀림이 없고, 의정부음악극축제 같은 지역 브랜드 축제라면 살려야 한다”고 전제한 뒤 “이 때문에 이번에 동 축제 예산을 부활시킨 것은 내년 선거를 겨냥한 선심성 예산”이라고 지적했다.

최경자 의원은 “정말 동별 축제가 필요하다면 먼저 성과 등을 분석하고 추경 때 예산을 편성해도 늦지 않다”며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의회의 한 의원은 “주민들의 참여도 저조하고, 대부분 동에서 나눠주는 경품 때문에 자리를 지키곤 한다”며 “일부 축제는 소모성 선심성 사업”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시갑 의원은 “알아서 쓰고 책임만 져라. 별 볼일 없으니 답하고 싶지 않다”고 한심한 해명만 하고 있다.

▲ 행정안전부의 예산절감 중점 착안사항과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