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공장 마련을 요구하며 동두천시와 소송을 벌이고 있는 피혁업체가 동두천시청 민원상담란에 올린 글이 공무원들과의 유착 관계가 있었음을 간접 폭로하는 것으로 해석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당사자격인 동두천시는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동두천 제2산업단지 부지내에 있는 명성피혁 최모 사장은 4월15일 ‘30년 동안 동두천시에 바친 게 얼만데’라는 제목의 글에서 “동두천 공무원이라면 누구나 다 알 것입니다. 피혁공장을 하면 공무원들하고 어떤 사이가 될지”라고 말했다.

이어 “30년 동안 피혁공장을 하면서 동두천 땅 속에 보지 말아야 될 것을 많이 봐 왔습니다. 참여연대가 밝히라고 하여도 입을 다물고 있는 상황입니다”고 밝혔다. 

공장과 공무원들이 유착하고 있었고, 현재까지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것처럼 산업단지 부지내에 각종 폐기물 등이 불법 매립되어 있다는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참여연대경기북부 관계자는 “피혁공장을 운영하다보면 이런 저런 불가피한 경우가 많았다는 뜻으로 알고 있다”며 “경찰이 수사에 나서면 뇌물죄 등이 밝혀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 산업단지 부지에는 온갖 폐기물이 가득한 상태”라며 “그런데 이를 처리하지 않고 단지를 조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동두천시는 전혀 다른 뜻으로 해석하고 있다.

5월7일 김정일 기획감사실장은 “30년 동안 동두천시에 바쳤다는 말은 각종 세금을 내는 등 지역 공헌도를 뜻하는 것”이라며 “뇌물을 바쳤다는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땅 속에 보지 말아야 될 것이라는 말은, 얼마 전 산업단지에 폐기물 매립된 게 밝혀져 처리된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명성피혁은 현재 동두천 제2산업단지 부지내에서 이전하지 않고 행정소송을 벌이며 유일하게 영업을 하고 있는 공장이다.

한편, 동두천시 투자유치과 기업지원담당 관계자는 “무슨 뜻으로 글을 썼는지는 모르겠고, 명성피혁이 그 글을 올린 뒤 5월14일까지 자진철거 하겠다는 연락이 왔다”며 “이미 보상금도 다 받은 상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