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가 농업기술센터를 폐지하려는 계획에 대해 농민단체 등이 반발하자 “폐지는 아니며, 확정되지도 않았다”고 주장해왔으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5월18일 본지가 확인한 자료에 따르면, 의정부시는 농업기술센터 폐지를 목적으로 이미 경기도에 행정기구 개편안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 의정부시의 농업기술센터 폐지 계획 문건.

의정부시 총무과 관계자는 이와 관련 “우리시가 개발이 많이 돼 농지도 줄어들고 농업인도 많지 않은 상황이어서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며 “그렇다고 확정된 것은 아니니 예민하게 반응할 이유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노만균 총무과장은 한 발 더 나아가 “폐지하는 게 아니라 농업기술센터를 리모델링 하자는 것”이라며 “쇠퇴한 농업 기능을 줄이고, 대신 녹색성장이나 바이오산업 등의 기능을 확대하는 쪽으로 이름을 바꾸는 개념”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사 기능의 지역경제과 농축정계를 직제상 농업기술센터에 편입시킬 수는 없고, 행정안전부 최소 과 기준 정원인 15명이 안되는 농업기술센터를 본청에 편입시키려 한다”며 “농업기술센터 건물은 그대로 운영할 계획이며, 농업인들이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의정부시는 ‘농업기술센터 폐지’ 문건에서 “농지면적과 농업인의 지속적인 감소로 농업기술센터 및 농축정 행정 기능과 역할이 축소되어 독립된 행정조직 운영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된다”며 “농업기술센터의 직속기관 직제를 폐지하여 본청 유사조직인 지역경제과와 통합하고, 현재 세계적으로 부각되고 있는 저탄소 녹생성장 흐름에 맞는 조직(녹색성장과, 자전거활성팀 등)을 운영하겠다”며 ‘폐지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미 폐지 검토를 끝낸 것으로, 사실상 경기도 및 행정안전부 결정만 남아 있는 상태다.

경기도에는 농업기술센터와 지역경제과 1소·1과 7담당 30명을 1과(산업경제과) 6담당 29명으로 변경하는 직제 조정안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농업기술센터 지도기획담당과 기술보급담당, 생활지도담당은 산업경제과 농촌지도담당과 생활지도담당으로 통폐합된다.

이에 대해 의정부시의회 한 의원은 “의정부시가 농업인들의 반발이 있자 ‘폐지는 아니다’라고 교묘하게 말을 바꾸고 있는데, 폐지에 대한 반대냐 찬성이냐는 둘째 문제”라며 “더 큰 문제는 과거로 회귀하고 있는 구태의연한 거짓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의정부시 농민단체들은 현재 농업기술센터 폐지를 반대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