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두천시 ‘광탑’ 육우전문점, 테이블에서 사람들이 쇠고기를 지글지글 구워먹으며 이야기꽃을 피우는 한편으로 광암동(1리) 심우엽(50) 영농회장과 아내는 고기덩어리를 다듬고 있다. 정육점에서 고기를 구워 먹는 건 낯선 모습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익숙하지도 않다. 그만큼 이곳이 편하거나 아니면 주변이 신경 쓰이지 않을 정도로 고기가 맛있다는 것일까.
동두천 토박이로 대를 이어 400년째 광암동에 뿌리박고 살아왔다는 심 회장. 가업인 목장을 물려받은지 16년째다. 영농회장, 축산기업 동두천·양주시지부장 생활은 3년째. 지역 자율방범대도 15년 이상 해왔다.

“80년대 선진질서위원회를 하다가 90년대 중반에 와서 방범대로 바뀌었지요. 계속 봉사하면서 구정, 추석 때는 선물용 고기 15세트를 관내 동사무소에 기부하기도 했습니다.”

80년대에 젖소로 시작해서 2002년에 비육우로 전환, 이제 고기라면 지역에서 따라올 사람이 없다. 정육점 벽에는 각종 표창장과 상장, 수료증이 가득하다.

“2004년에 건국대 브랜드과정을 1기로 수료하고 ‘광탑’을 세웠습니다.”

아들 심기철씨도 연암 축산대 식육처리학과를 졸업하여 지금 양주축협 의정부지점 축산물센터에 근무중이다.

“그래도 아직 일을 넘겨줄 생각은 없어요. 나만의 육질은 자부합니다.”

주문사료를 이용한 일정 사료 지급, 비지와 두부 등 나머지 부산물을 추가하고 소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

“또 영농의 일환으로 농협 청년회에서 버섯을 재배하고 2007년에는 고구마를 심어서 불우이웃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자신감 넘치는 심우엽 회장이지만 영농회가 고령화되어가는 것이 걱정이란다.

“50세가 가장 젊어요. 그래도 나이 드신 분들이 잘 따라줘서 영농회가 돌아갑니다.”

3년 전에 문 닫을 뻔한 축산지부를 살려 내고, 이제는 서민들이 싸고 맛있는 고기를 만날 수 있게 하는 것이 기쁨이라는 심 회장. 앞으로 시가 홍보를 많이 해줘 사람들이 좋은 고기를 많이 먹게 되길 바란단다.

“우리 고기 팔려는 것이 아니라 좋은 고기를 시민들이 먹을 수 있게 하자는 겁니다. 열심히 하면 누군가 알아줘요. FTA로 시끄럽지만 미국산 쇠고기가 들어와도 자기 브랜드가 확실하면 걱정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