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교육감 김상곤)의 도내 초등학교 무료급식 계획이 사실상 좌절될 위기에 처했다.

경기도의회 교육위원회(위원장 유재원·한나라당, 양주시)는 7월10일 제242회 1차 정례회 상임위별 예산심의에서 교육청이 올린 300명 미만 도시지역 소규모 초등학교 무료급식 예산 86억여원을 전액 삭감했다.

▲ 유재원 의원

이는 지난 6월23일 경기도교육위원회(의장 이철두)가 초등학생 무료급식 확대 예산 171억1천여만원의 50%를 삭감한 것보다 한발 더 나간 것이다.

이와 관련 참교육학부모회 양주지회, 양주시민네트워크, 학부모 등은 7월7일 오전 11시 양주시의회 앞에서 ‘무료급식·혁신학교 예산 삭감 경기도교육위원회 규탄 및 경기도의회 삭감예산 원상회복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위원장인 유재원 의원께서는 곤혹스럽겠지만 이번에는 한나라당 입장을 떠나 경기도민과 양주시민의 편에서 일해주셔야 하겠다”며 “이번에 도교육위원들의 저질스러운 작태로 말미암아 삭감된 교육예산은 모두 우리 양주시 학부모들과 학생들에게는 절실히 필요한 사업이자 예산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양주1동, 송추, 일영, 광적, 남면, 은현 등 대부분이 300명 미만의 초등학교로 무료급식의 우선적인 혜택지역이며, 뿐만 아니라 열악한 교육환경과 교육의 질을 개선하는데 그 어느 곳보다 절실히 필요한 곳이 바로 우리 양주시이자 양주시 교육”이라며 “경기도민과 양주시민이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잊지마시고 전면적인 무료급식 실시, 공교육 발전을 위해 의원님을 기대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유재원 의원이 상임위원장인 교육위원회는 이같은 시민들의 기대를 짓밟고 오히려 무료급식 예산을 전액 삭감시켰다. 대신 삭감액 86억여원과 예비비로 저소득자녀 중식지원비를 101억6천만원 증액했다. 도의회는 7월22일 본회의에서 이를 최종 처리할 예정이다.

유재원 의원은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무료급식의 형평성을 감안한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삭감 소식이 알려지자 도민들은 경기도의회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등에 비판글을 도배하고 있다.

한 도민은 ‘몰상식·몰개념·몰인정한 한나라당 하수인들에게’라는 제목의 글에서 “국민과 도민의 심판이 반드시 이뤄질 것입니다. 누구를 위한 도의원인지 기본을 망각한 이들, 최소한의 부끄러움이라도 느끼는지. 이 땅의 국민이라는 것이 이렇게도 힘겨울 수가 없군요”라고 한탄했다.

도의회 홈페이지 유재원 의원 블로그에는 “생각은 하고 사십니까. 우리 초등학교 때 굶는 아이들을 위해 옥수수빵이 배급되었던 것을 기억합니다. 지금 우리가 그 수준에서 벗어난 줄 아십니까. 풍요 속에 빈곤한 아이들의 급식비를 삭감하다니요. 의원님 사시는데 형편이 좋으시니 어려운 아이들이 눈에 보이지 않으시나 봅니다. 눈과 귀를 여시길 부탁드립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양주시에 직장을 다니는 한 시민은 “반교육적 작태”라며 “일부 초등학생이 돈이 없어 무료급식을 타 먹는 일은 어린 영혼에 상처를 입히는 것으로, 학교 전체가 무료급식을 실시하면 상처가 아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