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경전철 붕괴 사고로 13명이 죽고 다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으나 발주청인 의정부시는 이를 외면하고 있다. 민자사업이라며 업체에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이다. 공은 가져가고 과는 떠넘기는 ‘못된 행태’라는 지적이다.

의정부시는 지난 7월25일 대형 참사 이후 현재까지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주기적으로 의정부경전철을 극찬 일색으로 홍보하던 모습과는 전혀 딴 판이다. 김문원 시장은 기회 있을 때마다 ‘의정부시 랜드마크’라며 경전철 자랑을 일삼아 왔다.

이같은 행태와 관련 시민 장모씨는 27일 시 홈페이지 ‘시정에 바란다’에 “시청 홈페이지를 방문했더니 붕괴 사고 소식을 어느 곳에도 살펴볼 수 없다”며 “시청 직원들은 안 좋은 소식이라 그냥 쉬쉬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장은 늘 경전철만 들어서면 경기북부의 집값이 오른다고 했다. 확실한 대처방안을 듣고 싶다”고 따졌다. 그러나 의정부시는 7월30일 현재 ‘처리중’으로만 관리하고 있다.

대형 참사 입장 표명에 대해 의정부시 공영개발과 관계자는 “경전철은 민자사업”이라며 “우리시가 투자비(5천841억원)의 48%, 민자가 52%를 부담하기 때문에 모든 권한은 민간업체인 의정부경전철주식회사에 있고, 입장 표명도 거기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계자는 이어 “입장 표명은 의정부경전철주식회사와 상의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의정부시는 그동안 ‘극찬 홍보’는 물론 대대적인 기공식과 기공 축하음악회를 여는 등 김문원 시장의 최대 치적사업 중 하나인 것처럼 의정부경전철을 부각시키는데 노력해왔다.

한편, 김문원 시장은 붕괴 직후인 25일 저녁 사고 현장을 찾아 관계자에게 “근로자만 다친 거지?” “의정부시민은 다치지 않았으니 됐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정부시민까지 죽었다면 파문이 더 커질텐데 다행’이라는 취지의 발언으로, 결국 ‘노동자는 죽어도 어쩔 수 없다’는 몰상식한 반인권적 발언이라는 비판이다.

이와 관련 의정부시의회 일부 의원들은 “모든 것은 김문원 시장의 자업자득”이라며 “발주청이자 감독기관인 의정부시가 도의적인 책임을 져야 하며, 김 시장 명의로 대시민 성명을 내는 게 맞지 왜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듯 책임을 회피하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