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박모씨 선거법 위반혐의 재판서
판사 “당원협의회가 위법 결정했는데…”

5.31 지방선거 과정에서 출마예정자들에게 당원 연수비용을 기부하도록 한 혐의로 기소된 김성수 한나라당 양주·동두천 당원협의회 위원장과 박모 울타리산악회 사무국장에 대한 재판에서 법원은 “위법사항을 당원협의회에서 결정한 셈인데, 공천신청자들에게 기부할 것을 권유한 행위를 누가 책임져야 하냐”고 김씨에게 물었다.<본지 9월21일자 2면 참조>

10월27일 열린 재판에서 조윤신 재판장은 검찰측 증인에 대한 김씨 변호인의 반대심문이 끝나자 이렇게 물었고, 김씨는 “선관위에 연수비용을 질의했더니 ‘똑같이 내면 된다’고 답했지만 그렇게 하지 못한 실수를 인정한다”면서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김씨 변호인은 검찰 증인으로 출석한 이종호 양주시의회 의원과 조병갑 한나라당 정책위원, 이익훈 전 경기도의원, 김장중 경기도의원 후보(동두천시 제2선거구) 등에게 차례로 “한나라당 공천대가가 50만원(연수비용) 밖에 안된다고 생각하냐”며 “이미 지난 1월6일과 2월18일 동두천 유림호텔에서 당 운영위원회를 열어 공식적으로 결정된 비용을 김성수씨가 일방적으로 결정했다고 하면 말이 되냐”고 따졌다.

변호인은 또 “김성수씨는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으로서 당헌당규상 공천과 관련한 의견개진권만 있지 공천권은 없는데, 공천권이 있다고 주장하는 이유가 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법정에 선 증인들은 “당시 상황에서는 김성수씨의 일방적인 결정에 토를 달면 공천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며 “김씨가 시·도의원 공천권을 행사한다는 것은 다들 아는 얘기”라고 맞섰다. 또 “연수비용 산출 근거를 보여주지 않았고, 아직까지도 연수비용 내역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