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보조금 9억5천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조태영 전 이사장이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국내 최대 사회복지법인 성람재단에서 112건의 위법·부당사항이 무더기 적발됐다.<본지 9월21일자 3면 참조>

서울시 종로구는 보건복지부, 서울시와 합동으로 8월28일부터 9월15일까지 15일간 성람재단과 8개 산하시설을 대상으로 특별감사를 실시해 총 112건의 위법·부당사항을 적발하고 6억1천965만1천원을 환수하겠다고 10월29일 발표했다. 이어 재단 또는 시설운영을 소홀히 한 19명을 징계토록 하고, 업무를 부적정하게 처리한 임원 6명에게는 해임명령을 내렸다. 부당한 예산집행 3건에 대해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감사결과를 보면, 재단 산하시설 장애인들의 구강 건강을 개선하기 위해 치과사업을 한다며 지원받은 국고보조금 3천880만원을 강원도 철원군에서 일반 치과 개설비로 전용했다. 장애인작업장에서 나온 수익금 3천125만120원은 건물 방수·배수공사 등에 썼다.

또 요양원 강당 증축공사를 위해 조 전 이사장에게 3억5천만원을 빌렸다고 회계장부에 기록해 놓고선, 정작 재단 통장에는 빌린 돈의 입금내역이 없고 1억원을 갚은 기록만 있었다. 조 전 이사장은 양주시에 있는 재단 산하 서울정신요양원이 자신의 땅을 진입로로 쓰는 대가로 지난 3월부터 매달 임대료 명목으로 550만원을 받아 챙겼다. 이 진입로는 1999년부터 병원이 무상으로 사용하던 땅이다.

이밖에 직원 인건비를 과다하게 지급하고, 소멸성으로 들어야 할 화재보험을 적립식으로 들어 만기 때 보험금을 챙긴 사실도 적발됐다.

한편, 성람재단 비리척결을 위한 공동투쟁단은 10월31일 종로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람재단 이사진의 전원 해임을 촉구했다. 이들은 "종로구가 이사 11명중 6명만 해임하도록 재단에 통보해 조 전 이사장의 법인 개입은 여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