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보훈지청에는 43명의 보훈도우미가 계십니다.
보훈도우미란 민간인의 신분으로 국가로부터 교통비 등 최소한의 실비만 받으면서 생활이 어려운 고령의 국가유공자와 유족들에게 가사간병 서비스를 제공하는 분들입니다.

이 43명의 보훈도우미들은 가난하고 병든 국가유공자와 그 유족들의 집을 방문하여 청소도 해드리고 목욕도 시켜드리고 믿음직한 큰 딸처럼 말벗도 되어드립니다.

암, 중풍, 치매 등에 걸려 자식조차 돌아보지 않는 어르신들의 어둠컴컴한 집을 내 집처럼 드나들며 쓸고 닦고 병원에도 모시고 다니는 천사같은 분들입니다.

그 분들 중 장영월 도우미와 권옥례 도우미가 쓴 글을 보고 감동을 받아 글의 일부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보훈도우미로 활동한지 어느새 3년여... 지금은 아버님 세분, 어머님 여덟분을 모시게 되었다. 어머님, 아버님 저 왔어요 하면 내 목소리를 들으시고 주름진 얼굴에 환한 웃음이 번지신다.

매일 오전, 오후 스케줄에 따라 이 집 저 집을 다니며 청소를 해드리고, 목욕을 시켜드리고 오랜 통원치료를 모시고 다니면서 조금씩 건강을 되찾는 모습을 볼때의 즐거움이 내겐 제일 큰 행복이다. 이렇게 많은 어머님, 아버님의 손발이 되어드릴 수 있어서, 날마다 나를 기다려주는 그 분들이 계셔서 매일매일 감사함을 느낀다   - 장영월 도우미” 

“나에게 주어진 삶에 감사하며 그래도 나는 행복하구나!를 외칠 수 있게 해주시는 할머니가 계신다. 하루종일 좁은 방에서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는 할머니는 찾아오는 사람 한 명 없이 그저 우리 도우미만 기다리고 계신다. 우리가 해드리는 작은 봉사에 큰 고마움을 느끼시는 할머니! 6.25에 참전하셨던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믿고 의지하던 아들마저 가슴에 묻고... 그 세월의 고단함이 오죽했을까.

세월 더듬어 올라가면 그리움과 한이 얼마나 많겠는가. 보훈도우미와 그 분들 무슨 인연인지 몰라도 남같지 않고 모두가 우리 부모님 같으시다. 그 분들의 한과 아픔, 보훈도우미의 웃음과 땀, 보훈지청의 따스한 배려, 모두가 하나되어 국가유공자와 유족들이 행복하셨으면 좋겠다. 매순간 무궁화꽃처럼 환하게 웃음꽃이 활짝 피었으면 좋겠다.  - 권옥례 도우미”

자식이 병든 부모를 길거리에 버렸다는 기사가 이젠 뉴스거리가 되지도 않는 요즘 이런 천사같은 분들이 의정부보훈지청에 43명이나 계시다는게 너무나 감사하고 자랑스럽습니다.

말복이었던 8월 13일에는 보훈도우미들이 직접 닭을 손질하고 정성껏 삼계탕을 끓여 재가복지서비스를 받는 분들을 의정부보훈지청으로 초대해 삼계탕을 대접해 드리는 행사를 열었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나는 무더운 복날 의정부보훈지청의 넉넉하지 않은 공간에서 그 분들께 대접했던 것은 삼계탕 한 그릇이 아니라 보훈도우미들의 효성스러운 마음이었습니다.

추석에는 도우미들이 정성껏 송편을 만들어 외로운 할머니 할아버지들께 전달해 드리기도 했습니다.
날이 추워지면 김장을 담가다 드릴 준비도 해야합니다.

이 모든일들을 기쁜 마음으로 해내는 의정부보훈지청의 보훈도우미들께 진심으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