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석읍 아파트 화재. 양주시는 무력했다.

28일 토요일 오전 4시24분경 백석읍 복지리 가야아파트 5단지 7층 조모(36)씨의 집 현관 옆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일가족 4명은 베란다로 피신했지만 불길이 거세 뛰어내렸다. 그러나 조씨와 부인 이씨(30), 생후 2개월 된 딸은 그 자리에서 숨지고 조씨의 어머니 한모(55)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의식이 없는 상태다.

불이 나자 10여분 만에 의정부소방서 백석파견소, 광적소방파출소에서 소방차 3대가 출동했으나 고가사다리나 에어매트 등 고층 건물 인명구조에 필요한 장비가 없어 베란다에서 구조를 기다리던 가족을 구하지 못했다. 에어매트를 장착한 고가사다리차가 의정부소방서에서 출발하여 도착한 4시47분에는 이미 조씨 가족이 뛰어내린 뒤였다.

주민들은 “고가사다리차는 불이 난지 한참 뒤에야 도착했다. 희생자들은 베란다에서 구조를 기다리다 뛰어내려야 했다. 아파트에 스프링쿨러도 없고 양주시에 고가사다리차 한대가 없어 의정부에서 와야 한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며 분노했다.

한 주부는 화재 원인에 대해 갖가지 소문이 나돌고 있다며 “아직도 놀란 가슴이 진정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의정부소방서 관계자는 구체적인 화재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민주노동당 양주시위원회는 10월31일 양주시청 앞에서 ‘백석읍 아파트 화재 사태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양주시의 3만여세대 아파트 주민들은 아직도 화재의 위험 속에서 살고 있다”며 “양주시장의 공개 사과, 관련부처 책임자 문책, 고가사다리차·에어매트 등 기초 재난시설 즉각 구비, 양주소방서 조기 신설과 재난대비체계 마련”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