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투표로 결정해야” 86.3%…찬성 정치권 긴장할 듯

양주시민 10명 중 5명 이상(52.5%)이 양주시를 인근 다른 시와 통합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의정부·양주·동두천시의 통합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 행정구역을 통합할 경우 2014년 지방선거 이후(38.8%)에, 절차는 주민투표(86.3%)가 가장 적절하다는 입장이어서, 현재 일부 정치권과 시의회 주도로 의회간 통합의결이라는 간략 절차로 내년 지방선거 이전 3개시를 통합하려는 움직임에 급제동이 걸릴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양주시의회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10월9~11일 양주시민 708명을 대상으로, 면접원이 전화심층조사한 결과 행정구역 통합에 대해 52.5%가 반대(매우 반대 24.1%, 반대하는 편 28.4%)하고 있었다. 찬성은 37.1%(매우 찬성 11.4%, 찬성하는 편 25.7%)에 불과했다.

반대의 경우 지역별로 보면 백석읍 50.1%, 은현면 55.1%, 남면 54.5%, 광적면 49.1%, 장흥면 32.9%, 양주1동 47%, 양주2동 60.7%, 회천1동 55.7%, 회천2동 55.6%, 회천3동 53.9%, 회천4동 40.9%다.

계층별로 보면, 30대가 63.7%로 강한 반대 입장을 나타냈으며, 학력이 높을수록(고졸 및 대학재학 이상 53.6%), 양주에 오랜 기간 거주할수록(20년 이상 64.3%) 반대 의견이 높았다. 직업은 농축산업에 종사하는 주민(65.2%)이 가장 크게 반대하고 있다.

반대하는 이유는 ▲양주시 기본도시계획에 차질이 생길 것 같아서(40.7%)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아서(25.4%) ▲지역개발에서 소외될 것 같아서(19.4%) ▲혐오기피시설이 들어올 가능성이 있어서(8.8%) ▲세금부담이 커질 것 같아서(1.7%) 순이었다.

찬성 주민의 경우 이유에 대해 ▲지역발전 ▲도시경쟁력 강화 ▲편의시설 도입 ▲보다 나은 행정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순이었다.
 
양주시가 다른 시와 통합할 경우 통합시기에 대해 주민 다수는 2014년 지방선거 이후(38.8%)를 손꼽았고, 내년(2010년) 지방선거 이전 22.3%, 이후 18.8% 순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특히 통합절차에 대해서는 압도적인 주민이 투표로 결정(86.3%)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지방의회 의결로 결정해도 된다는 의견은 불과 9.9%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양주시의회 원대식 의장과 의정부시의회 안계철 의장, 동두천시의회 형남선 의장이 의회가 주민대표기구라는 명분 아래 의견일치를 보려 수차례 회동하고 통합 건의서를 제출하는 등의 행보를 보여온 것은 사실상 무의미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그동안 지방의회간 통합의결만 되면 여론조사나 주민투표를 생략할 수 있다는 방침을 내비쳐 왔으나, 이번 양주시의회 조사는 적어도 양주시의회만큼은 정부의 일방적인 방침에 급제동을 걸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7% 포인트다.

한편, 한나라당 김성수 국회의원(양주·동두천)이 9월11~13일 리얼미터에 의뢰한 결과는 통합 반대 23.9%, 찬성 41.4%가 나왔고, 양주시가 9월26~27일 한길리서치에 의뢰한 결과는 반대 45.2%, 찬성 38.5%가 나왔다.

행정안전부의 경우 10월19~23일 사이에 여론조사를 실시하여 주민의 60% 이상이 찬성하면 의회의결을 거쳐 통합을 실시하고, 60% 미만이면 주민투표를 벌이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