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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 위기의 의정부시가 ‘태조·태종 의정부행차’를 620년 만에 재현하며 의정부의 역사적 정체성을 되살리겠다고 추진한 행사가 사실은 역사적 근거가 전혀 없는 허구라는 지적이다.
의정부문화재단이 9월28일 예산 4억원을 소진하며 진행한 ‘태조·태종 의정부행차’와 관련해 학계에서는 근거를 찾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8월29일 의정부문화재단이 주최한 ‘지역역사 문화포럼(지역역사문화를 품은 특화콘텐츠, 지역정체성을 깨우다)’에서조차 이 문제가 나왔다.
‘의정부의 지명 유래와 지역정체성 확립의 방향’을 주제 발제한 최주희 덕성여자대학교 교수는 “태종 2년(1402) 11월 이성계의 어가가 이동한 경로를 실록에서 추적해보면, 개성-김화-철령-함주-맹주-평양-금교-개성으로 파악된다”며 “12월에 태상왕 이성계가 환궁하는 길에 태종 이방원과 만난 곳은 의정부가 아니라 개성의 서북쪽 황해도 평산에 위치한 금교역”이라고 밝혔다.
그런데도 의정부문화재단은 “이번 태조·태종 의정부행차는 조선 개국 이후 처음으로 태조와 태종 두 왕이 함께하는 행렬을 재현하는 것으로, 함흥차사로 대표되는 갈등을 넘어 극적인 화해를 이룬 역사적 의미를 담아 의정부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로 선보인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보도자료를 통해서는 “2023년 연구용역을 시작으로 지역 역사문화포럼, 명사 특강, 전문가 자문회의 등 다년간의 준비 끝에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며 “태조·태종 의정부행차는 의정부의 역사적 설화인 ‘이성계가 왕이 되어 돌아왔다’를 기반으로 스토리텔링 기법을 적용한 제작물로 연출됐다”고 홍보했다.
의정부시는 좀 더 거창하게 “태조‧태종 의정부행차는 620년의 시간을 넘어 두 왕이 만나 의정부의 역사적 정체성을 되살리는 전국 유일의 프로젝트”라고 자랑했다.
이에 대해 한 역사학자는 “당시는 수도가 한양이 아닌 개성이었기 때문에 함흥에서 개성으로 돌아오는 태조를 태종이 의정부에서 맞이할 수는 없다”며 “역사를 왜곡해서는 안된다”고 직격했다.
축제를 열기 위해 재정 위기 상태에서 예산 수억원을 소비하며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는 비판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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