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도로·교육청·경찰청·한전·법원·검찰청·소방서…

▲ 오세창 동두천시장이 시장으로 당선되기 전 의정부시의 중랑천 자동차전용도로 일방 폐쇄방침에 항의하고 있다.

양주시의회 여론조사 결과 양주시민 52.5%가 의정부시와의 통합에 반대하고 있는 가운데, 반대이유 중 하나가 의정부에 대한 피해의식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통합은 의정부에 ‘발가벗고 투항하는 꼴’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양주시와 의정부시는 그동안 여러 가지 경쟁을 벌여왔으나 번번히 의정부의 신승, 양주의 석패로 끝나고 말았다.


경기도교육청 제2청사 위치선정 분쟁이 유명한 사건. 2007년 4월 의정부교육청에서 위치선정심의위원회가 열렸다. 그동안 양주시 유치가 유력한 것으로 분석됐으나 의정부교육장 출신이 포함된 심사위원들의 표결집으로 양주가 1표차로 의정부에 패하는 일이 벌어졌다. 제2청사 위치는 다름 아닌 미군부대 캠프 에세이욘. 당시 반환공여지 환경오염 치유 및 반환시점이 불투명한 상황인데도 무리하게 의정부로 결정됐다는 지적이다.

의정부 광역행정타운과 양주 광역행정타운에 법원·검찰청을 유치하려는 신경전은 현재까지 물밑에서 뜨겁게 전개되고 있다. 부지가 협소하고 교통이 불편해 이전을 검토 중인 법원·검찰청은 포천시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현 직원이나 간부들은 양주에서 제안하는 양주역 주변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치권의 개입으로 이전 부지가 결정되지 않고 있다.

양주소방서 체험시설 설치계획 폐지문제는 더 심각하다. 당초 양주소방서가 장래 경기도 제2소방재난본부 또는 경기북도 소방재난본부를 염두에 두고 넓은 땅 확보를 위해 체험시설을 설치하려 예산을 확보했으나, 경기도 제2소방재난본부 이전을 우려한 의정부 정치인들이 예산을 줄여 충분한 부지확보는 실패했다.

한국전력 경기북부지사 이전의 경우 2007년 3월 양주시가 행정타운내 입주 가능여부를 서면으로 문의하였으나, 의정부에서 정보를 입수하여 양주와의 협의를 전면 중단시킨 채 2007년 11월 우선 의정부 행정타운내 사옥부지 공급 관련 협약을 체결하고 현재는 다른 지역에 사옥부지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경기경찰청 제2청, 경기북과학고 유치 등에도 잡음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의정부는 중랑천 자동차전용도로를 일방적으로 폐쇄하여 양주시는 물론 동두천시, 포천시, 연천군 등으로부터 강한 항의를 받았다. 지역이기주의의 극단적 사례라는 지적이었다.

이와 관련 양주시를 퇴직한 한 전직 공무원은 “주민 삶의 질 향상이라는 부분에서 접근하다보면 그동안 의정부시는 의정부시민들에게는 칭찬받았을지 모르겠지만, 인근 시군과는 종종 갈등을 유발하며 집단이기적 행정을 펼쳐온 것도 사실”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양주 시민들은 의정부와의 통합을 꺼림칙하게 생각하는 것 같고, 결국 발가벗고 투항하는 것밖에 안된다는 피해의식이 깔려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