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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 위기 상태인 의정부시가 역사적 근거 없는 ‘태조·태종 의정부 행차’ 재현 행사에 무려 4억원을 소진한 가운데, 경품잔치도 별도로 진행해 ‘선거용 기부행위’ 논란에 이어 기부금품법 등 위반 논란까지 불거지고 있다.
의정부시 출자·출연기관인 의정부문화재단이 지난 9월28일 5천300만원어치 경품잔치를 한 ‘자금줄’은 관내 업체인 ▲농협네트웍스 ▲NH농협은행 의정부시지부 ▲의정부농협 ▲양주축협 ▲새한신용정보주식회사 ▲㈜용현교통 ▲GFS ▲UNDBIO의 현금 기부(132만원은 물품 기부)였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8개월 남기고 2026 레이 자동차(1천816만원), 75인치 TV(289만원), 스탠바이미2 TV(258만원), 전기자전거(2개 270만원), 안마의자(182만원), 다이슨 에어랩(5개 279만원), 쿠쿠밥솥(4개 223만원), 아이폰17(129만원) 등 63점을 마련해 시민들에게 제공한 것이다. 특히 김동근 시장이 1등 경품인 레이 자동차를 추점해 응모자에게 전달했다.
11월7일 취재를 해보니, 의정부문화재단 설립 및 운영 조례와 정관 어디에도 기부금품 모집이나 경품 제공에 관한 근거 조항은 없었다. 주요 사업은 지역문화 진흥 및 예술활동 지원 등으로 한정돼 있다.
조례 제4조(법인의 사업)는 ▲지역문화진흥을 위한 사업 개발, 추진 및 지원 ▲지역문화 관련 정책 개발 지원과 자문 ▲지역문화전문인력 양성 및 지원 ▲지역문화예술단체 지원 및 활성화 사업 추진 ▲지역문화 협력 및 연계·교류에 관한 업무 ▲지역 내 공정한 문화환경 조성 ▲그 밖에 지역문화진흥을 위하여 시장이 위탁하는 사업으로 정해져 있다.
정관은 ▲시가 설립한 문화예술시설의 운영 및 관리 ▲공연예술진흥 및 작품전시, 문화예술 교육 활동과 그 보급 ▲문화예술의 국내·외 교류 사업 ▲문화예술 관련 자료의 수집·관리, 보급 및 조사·연구 ▲조례가 정한 사업 및 부대사업 ▲의정부시장이 위탁하는 사업이 규정되어 있을 뿐이다.
의정부문화재단 관계자는 “2024년 6월28일 기부금품 모집 단체로 등록했기 때문에 기부금을 받을 수 있고, ‘태조·태종 의정부 행차’ 사업 일환으로 경품을 시민들에게 제공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기부금품법에서는 기부금품을 모집 목적 외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으며, 위반시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는 업체 후원금 또는 기부금으로 시민들에게 경품을 제공했다가 감사에 적발된 바 있다.
또한 법적 절차상 내부심사기구도 구성하지 않은 채 기부금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의정부문화재단 관계자는 “우리는 기부심사위원회가 없어서 이사회가 대신한다”며 “기부금 모집 후 경품 구입 및 배부를 이사회가 사후 승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 TV 등 경품 목록은 사업부서에서 자체 실시했다”고 덧붙였다. 사업부서 책임자는 11월7일 현재 계속해서 전화 연결이 안돼 이유를 들을 수 없었다.
한편, 의정부시 금고인 NH농협은행 의정부시지부가 최고 금액을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청탁금지법 및 부패방지법상 금품 제공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정부시 금고 지정 및 운영에 관한 조례에는 ‘지역 사회 기여 및 시와 협력 사업’이 금고 지정 평가 기준 중 하나로 명시되어 있어 관련성을 부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서는 “관련 법 위반 여부에 따라 수사기관의 판단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