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두천 미군기지 ‘캠프 모빌’의 반환이 확실시됐다. 꽉 막혀 있던 동두천의 숨통이 비로소 트이는 것 같아 벅찬 마음을 감출 수 없다. 하지만 오늘 이 값진 결과 앞에서 필자는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이름을 내세우기보다 고개 숙여 감사의 인사를 먼저 올리고 싶다.
이 기적은 결코 저절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비가 쏟아지는 날에도, 살을 에는 추위 속에서도 묵묵히 피켓을 들고 평화적 시위를 이어온 시민단체와 깨어있는 시민들이 계셨기에 가능했다. 또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밤새워 서류와 씨름하며 실무 협상을 뒷받침해 준 동두천시 공무원들의 헌신적인 노고가 있었다. 오늘의 결과는 바로 위대한 동두천시민의 승리다.
필자는 그저 시민들의 외침이 공허한 메아리가 되지 않도록 ‘기술적 논리’라는 작은 무기를 하나 보탰을 뿐이다.
캠프 모빌 반환에 대한 과거 국방부와 미군의 협상이 ‘대체 활주로’ 건설 문제로 결렬되었을 때 고민은 깊어졌다. 무작정 떼를 쓰는 감성적 호소만으로는 거대한 벽을 넘을 수 없었다. 미군 스스로도 반박할 수 없는 명확한 기술적 근거(Fact)가 필요했다.
필자는 해당 부대가 운용하는 전술 무인기(TUAV)인 ‘Shadow 200(RQ-7)’의 제조사 매뉴얼을 샅샅이 분석했다. 그리고 결정적인 단서를 찾아냈다. 이 기종은 일반 항공기처럼 긴 활주로가 필수적인 것이 아니라, ‘공압식 런처(Launcher)’를 통해 이륙하고 특수 장비(Arresting Gear)를 통해 착륙이 가능한 모델이라는 점이었다.
이러한 기술적 팩트를 근거로 “굳이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드는 대체 활주로를 지어줄 필요가 없다. 매뉴얼에 따르면 현재의 드론 비행장 자체가 무용(無用)하다”는 논리를 펼치며 경기도 도정질의 및 5분 발언, 뉴스 인터뷰를 통해 적극적으로 이 사실을 알렸다.
더불어 시민 안전 문제를 강력히 제기했다. 사고율이 높아 미국 본토에서도 민간지역 비행이 엄격히 제한되는 기종을 수도권 전철 1호선 선로와 불과 60미터 떨어진 곳에서 띄우는 것은 시민의 머리 위에 시한폭탄을 두는 것과 같다고 호소했다.
소음과 사생활 침해로 고통받는 시민들의 눈물을 닦아주기 위해 미군 규정 자체를 근거로 들어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러한 문제 제기가 꽉 막힌 협상의 물꼬를 트는 데 일조했다면 그것만으로도 정치인으로서 더없는 영광이다.
캠프 모빌 반환은 누군가 시혜하듯 선물처럼 던져준 것이 아니다. 우리 동두천시민이 피땀 흘려 쟁취해 낸 정당한 권리다. 그렇기에 아무런 실질적 헌신도 없이 숟가락만 얹으려는 정치적 수사에는 단호히 반대한다. 과정 없는 결과는 없다. 미군기지 반환에 대한 모든 공을 동두천시민에게 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