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홍석우 전 동두천시의원(전 서정대학교 사회복지상담과 교수)
지방자치시대의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의회 개원식은 시민의 선택을 받은 대리인들이 지역 발전과 주민 복리를 위해 엄숙히 서약하는 축제의 장이어야 한다.
그러나 지난 7월3일 있었던 제10대 동두천시의회 개원식은 아쉬움과 짙은 여운을 남겼다. 의장단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내부 갈등이 당일 현장의 거친 야유와 항의로 이어지면서 시민들의 기대와 축하를 받아야 할 자리가 빛을 잃고 말았기 때문이다.
의회의 ‘권위’와 ‘신뢰’는 직함이 자동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의원들이 시민과의 약속을 얼마나 무겁게 여기는지, 그리고 동료 의원 간 정당한 절차와 합의를 어떻게 존중하는지에 따라 서서히 쌓여가는 소중한 자산이다.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마음이 무거운 이유는 민주주의의 기본인 ‘약속과 신뢰’가 흔들렸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당내 합의와 절차는 정당 정치의 근간이며 유권자에 대한 예의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에 항의하는 방식 역시 아쉬움을 남긴다. 정당한 비판과 의사 표현은 민주 사회의 건강한 원동력이지만 외부 손님과 일반 시민, 그리고 지지자들이 함께한 공식 행사장에서 고성과 야유로 대립하는 모습은 성숙한 품격과는 거리가 있었다.
감정적인 충돌이 앞설수록 우리가 진정으로 논의해야 할 정치적 본질과 대안은 가려지기 마련이다. 분노를 표현할 때조차 최소한의 절제와 서로에 대한 존중이 필요한 이유다.
결국 이 모든 갈등의 부담은 온전히 동두천시민들의 몫으로 돌아오게 된다. 집행부를 견제하고 시정을 꼼꼼히 살펴야 할 의회가 시작부터 갈등의 골을 깊게 파낸다면, 앞으로 시민의 삶을 돌보는 정책 논의가 원활히 이루어질지 걱정스러운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이제 땅에 떨어진 의회의 신뢰를 다시 세우는 길은 오직 의원들의 진정성 있는 성찰과 실천에 달렸다. 당리당략이나 개인의 자리를 떠나 오직 시민만을 바라보겠다는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투명한 의정활동을 펼치고 상생의 정치를 실천할 때 비로소 시민들은 닫혔던 마음을 열고 의회에 진정한 권위를 부여할 것이다.
신뢰는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증명하는 것임을 동두천시의회가 무겁게 깨닫고 성숙한 의정활동으로 답해주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