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의회가 이른바 ‘비방·모독죄’를 신설하여 비판적 의원들의 입을 사전 봉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의회 운영위원회는 12월3일 김시갑 의원이 제출한 ‘회의규칙 일부개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3, 반대 2로 채택, 12월11일 열리는 제188회 제3차 본회의에서 의결시킬 계획이다.

회의규칙 일부개정안은 제33조 2(5분 자유발언)의 1항에 ‘다만, 다른 의원을 비방·모독하거나 사생활을 침해하는 발언 등은 신청을 허가하지 아니한다’는 단서 조항을 신설했다.

기존 제33조 2의 1항은 ‘의장은 본회의가 개의되는 경우 의원에게 의회가 심의 중인 의안과 청원 그 밖의 중요한 시정 관심사안에 관하여 의견을 발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5분 이내의 발언을 허가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같은 제33조 2의 4항에는 ‘의장은 5분 자유발언 내용이 발언 신청취지와 다르거나 다른 의원을 비방하는 발언을 할 때에는 중지시킬 수 있다’고 되어 있어, 이중 규제라는 비판이 나온다.

단서 조항 신설에 반대한 노영일·최경자 의원은 “의장은 의회대표권, 의사정리권, 질서유지권, 사무감독권, 의장경유권 등의 권한을 갖고 있는데, 5분 발언을 사실상 허가하겠다는 것은 의원들의 책임있는 발언권까지 통제하겠다는 독재적 발상”이라고 반발했다.

특히 “다른 의원을 비방·모독하거나 사생활을 침해하는 발언 허가금지 조항은 기준이 매우 자의적이고, 기존 규칙에 비방 발언 중지 조항이 있어 이중적 규제”라며 “비판적 내용은 사전 검열하여 차단하겠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의회사무국 관계자는 “얼마 전 김포시의회에 불미스러운 일로 윤리특위가 구성되어 30일 출석정지가 내려진 사건이 있었다”며 “그동안 5분 자유발언은 요지만 적어 의장에게 신청했는데, 예방차원에서 조항을 신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시갑 의원은 회의규칙 개정안 제안설명에서 “발언내용에 대한 사전신청을 명확히 하여 원활한 의사진행을 하기 위해 조항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2008년 9월 개정된 의정부시의회 5분 자유발언에서 김시갑 의원은 ▲농업기술센터 폐지에 따른 집행부의 의회무시 행정을, 최경자 의원은 ▲‘의정부행복특별시’의 허구적 슬로건 ▲행정구역 통합에 대한 안계철 의장의 독선 등을 다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