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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장 선거, 추석 이후 30일 이렇게 준비하자
승부처는 명절 인사보다 재접촉…기록·관계관리·현안정리·조직 재점검이 다음 판세 만든다
  2026-09-28 17:14:02 입력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지만, 도끼를 찍어둔 자리를 기억하지 못하면 결국 숲에서 길을 잃고 맙니다.”

선거도 마찬가지다. 명절에 수많은 조합원의 손을 잡았다는 사실 자체가 승리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진짜 승부는 명절 직후 시작되는 ‘재접촉(Follow-up)과 관계의 체계화’에서 결정된다.

“이번 추석에는 정말 많은 분을 만났다.”, “분위기가 생각보다 괜찮았다.”, “응원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하지만 조합장 선거 전략은 바로 이 지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추석에 몇 명을 만났는가보다, 그 만남에서 무엇을 들었고 추석 이후 무엇을 다시 연결했는가가 더 중요하다.

제4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는 2027년 3월3일 실시 예정이다. 출마예정자에게 남은 시간은 단순히 이름을 알리는 준비 기간이 아니라 조직, 후보 이미지, 공약과 메시지를 실제 선거의 형태로 정리해야 하는 시간이다.

조합장 선거 기획 현장에서 후보자들을 만나보면 명절 이후 비슷한 착각이 반복된다. 많이 만났다는 것을 조직이 커졌다고 생각하고, 좋은 말을 많이 들었다는 것을 지지가 높아졌다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 둘은 다르다.

추석에 들은 좋은 말은 아직 ‘판세’가 아니다

조합장 선거는 오랫동안 서로 알고 지낸 관계 속에서 치러지는 경우가 많다. 같은 마을에서 살아왔다, 같은 영농회와 작목반에서 일했다, 농산물을 함께 출하했고 농협·축협·수협·산림조합의 사업을 함께 이용해왔다.

이런 관계에서는 후보자의 얼굴을 보면서 굳이 불편한 말을 할 이유가 없다. “열심히 하십시오.”, “잘되셔야지요.”, “응원하겠습니다.” 고마운 말이다. 모두 지지표는 아니다.

명절의 예의일 수도 있고, 오래된 인간관계에서 나오는 덕담일 수도 있다. 아직 어느 후보를 선택할지 결정하지 않은 조합원이 관계를 불편하게 만들지 않기 위해 건넨 말일 수도 있다. 

조합장 선거를 기획할 때는 좋은 말의 숫자보다 그 이후 행동의 변화를 본다. 먼저 연락이 오는가, 마을 분위기를 알려주는가, 조합의 불편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는가, 다른 조합원을 자연스럽게 연결해주는가, 한 달 뒤에도 관계가 이어지는가. 추석의 접촉은 앞으로 어디를 다시 살펴야 하는지 알려주는 현장자료다.

추석 이후 첫째 주|기억보다 기록이 먼저다

추석이 끝난 직후 출마예정자가 가장 먼저 할 일은 일정을 더 많이 잡는 것이 아니다. 명절 동안 들은 말을 정리하는 일이다. 누구를 만났는가, 무슨 이야기를 들었는가, 어떤 문제가 반복됐는가, 다시 연락하기로 한 사람은 누구인가, 후보자가 약속한 내용은 무엇인가.

이런 기록이 필요하다. 사람의 기억에는 한계가 있다. 무엇보다 후보자는 자신에게 듣기 좋은 말을 오래 기억하기 쉽다. “응원합니다”라는 말은 남는데 “우리 마을에는 잘 안 옵니다.”, “경제사업이 불편합니다.”, “판매 문제부터 해결해야 합니다.” 같은 이야기는 시간이 지나면서 희미해질 수 있다.

선거에서는 오히려 이런 불편한 말이 더 중요한 자료다. 지금 알면 고칠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조합장 선거 기획은 후보자를 안심시키는 데서 시작하지 않는다. 후보자가 잘못 보고 있는 곳을 빨리 찾아내는 데서 시작한다.

둘째 주|모두를 다시 만나지 말고 ‘이유가 있는 사람’을 다시 만나야 한다

추석에 만난 모든 조합원을 다시 찾아갈 수는 없다. 순서가 필요하다. 구체적인 조합 현안을 이야기한 사람, 후보자에게 숙제를 남긴 사람, 오랫동안 관계가 끊겼다가 다시 대화가 열린 사람, “다음에 다시 한번 이야기합시다”라고 했던 사람.

이런 관계부터 살펴야 한다. 재접촉의 목적 역시 얼굴을 한번 더 보여주는 데 있어서는 안 된다. 지난 대화가 이어져야 한다. “지난번 말씀하신 농자재비 부담 이야기를 다시 생각해봤습니다.”, “출하 문제 때문에 걱정이 많다고 하셨는데 지금은 어떻습니까?”, “그때 말씀하신 조합 이용 불편을 다시 한번 살펴봤습니다.”

이 정도면 충분할 수 있다. 조합원은 자기 이야기를 많이 하는 후보보다 자신이 했던 말을 기억하는 후보에게 더 깊은 신뢰를 느낀다. 조합장 선거 전략에서 두 번째 만남이 중요한 이유다. 첫 번째 만남은 후보자를 알리는 시간이었다면, 두 번째 만남은 조합원을 알아가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셋째 주|개인의 불편에서 ‘공통 현안’을 찾아야 한다

후보자가 여러 지역을 다니다 보면 비슷한 단어가 반복해서 들리기 시작한다. 농산물 판매가격, 농자재비, 유통과 판로, 조합원 복지, 직원 응대, 본점과 지점 이용 불편, 배당과 환원사업, 투명한 경영.

한 사람이 이야기했다면 개인의 불편일 수 있다. 다른 마을, 다른 품목의 조합원에게서 같은 이야기가 반복된다면 의미가 달라진다. 그때부터 개인의 불만은 선거의 현안이 될 수 있다.

좋은 공약은 후보자가 사무실에서 생각해 낸 멋진 문구에서 시작하지 않는다. 조합원들이 반복해서 말한 문제 가운데 조합이 실제로 해결할 수 있고, 후보자의 경험과 실행능력으로 답할 수 있는 것을 찾아내는 데서 시작한다. 추석 이후 셋째 주에는 명절에 들은 이야기를 ‘사람별’로만 정리하지 말고 ‘주제별’로도 묶어볼 필요가 있다.

판매, 유통, 자재, 복지, 경영, 소통. 반복되는 빈도가 보이기 시작하면 후보자의 대표공약 방향도 조금씩 선명해진다. 조합장 선거 기획은 후보자가 하고 싶은 말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 조합원이 원하는 변화를 후보자의 언어로 정리하는 과정이다.

넷째 주|조직의 숫자가 아니라 ‘관계의 변화’를 다시 그려야 한다

한 달이 지나면 추석 당일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이 보이기 시작한다. 먼저 연락해오는 조합원이 있다. 다시 만났을 때 대화가 깊어진 사람이 있다. 마을 분위기를 후보자에게 알려주는 사람도 있다. 다른 조합원을 소개하는 사람도 생긴다.

반대로 추석에는 매우 반갑게 맞았지만 이후 관계가 전혀 이어지지 않는 사람도 있다. 이 변화가 중요하다. 선거조직은 한번 작성한 명단을 그대로 들고 가는 것이 아니다. 가까워지는 관계가 있다. 멀어지는 관계가 있다. 아직 확인이 필요한 관계도 있다. 후보자가 관리해야 할 것은 단순한 색깔이 아니다. 관계가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가를 관리해야 한다.

조직책에게 “몇 명입니까?”보다 “무엇이 달라졌습니까?”라고 물어라

조합장 선거 조직관리에서 후보자가 흔히 하는 질문이 있다. “우리 쪽이 몇 명 정도 됩니까?”
숫자는 필요하다. 그러나 숫자만으로 판세를 읽으면 위험하다. 그 숫자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조직책에게는 오히려 이런 질문이 더 필요하다. “이번 주 가장 많이 나온 이야기는 무엇입니까?”, “지난주보다 분위기가 달라진 곳은 어디입니까?”, “후보자가 직접 다시 만나야 할 사람은 누구입니까?”, “아직 마음을 정하지 않은 조합원들이 중요하게 보는 것은 무엇입니까?”, “우리가 강하다고 생각했는데 실제 반응이 다른 곳은 어디입니까?”

이런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조직책이 좋은 조직책이다. 조직책의 중요한 역할은 후보자에게 듣기 좋은 숫자를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다. 후보자가 볼 수 없는 현장을 보여주는 눈과 귀가 되는 것이다.

조합장 선거 전략에서 두 번째 만남은 ‘말을 줄이는 시간’이다

후보자는 사람을 만나면 자신의 경력과 공약을 설명하고 싶어진다. 첫 만남에서는 어느 정도 필요하다. 두 번째 만남은 달라야 한다. 후보자의 말을 조금 줄일 필요가 있다. 지난번에 들은 이야기를 다시 묻고, 그 이후 어떤 생각을 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좋다.

“후보님 이야기를 잘 들었습니다”보다 후보자가 들어야 할 말은 “제 이야기를 기억하고 계셨네요”라는 말이다. 이 순간부터 후보자의 이미지가 조금씩 바뀐다. ‘인사를 잘하는 사람’에서 ‘내 이야기를 듣는 사람’으로, ‘괜찮은 사람’에서 ‘조합을 맡겨볼 사람’으로 이동한다. 후보자 이미지 전략은 광고문구 하나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반복되는 행동이 하나의 평판으로 굳어지면서 만들어진다. 

추석 이후 30일이 지나면 후보자의 손에 무엇이 남아야 하나

한 달 뒤 후보자의 손에 명함이나 조합원 연락처만 많이 남아서는 부족하다. 최소한 네 가지는 보여야 한다.

어느 지역의 관계가 좋아졌는지, 어느 마을과 누구를 다시 만나야 하는지, 조합원들이 반복해서 요구하는 핵심 현안이 무엇인지, 후보자에게 기대하는 이미지와 앞으로 반복해야 할 메시지가 무엇인지.

이것이 보여야 한다. 이를 다시 조직관리, 대표공약, 후보 이미지와 메시지에 반영해야 한다. 조합장 선거 기획사가 후보자를 관리할 때도 마찬가지다. 보고서의 두께보다 중요한 것은 ‘후보자가 그 자료를 보고 다음 한 달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가 분명해지는가’다.

실제 현장에서는 막연하게 “더 열심히 다녀야겠다”고 말하던 후보가 “어느 지역을 다시 가야 하는지, 누구를 만나야 하는지, 어떤 현안을 더 들어야 하는지 알겠다”고 말하기 시작할 때 선거가 관리의 단계로 넘어간다. 이것이 전략기획의 역할이다.

추석 이후 30일의 핵심은 ‘재방문’이 아니라 ‘연결’이다

많이 찾아간다고 좋은 선거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유 없이 반복해서 방문하면 후보자의 조급함으로 보일 수도 있다. 지난 대화가 이어져야 한다. 조합원이 한 말을 기억해야 한다. 약속한 내용이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한 번의 만남이 두 번째 대화로, 두 번째 대화가 신뢰로 이어져야 한다. 재방문의 목적은 후보자의 얼굴을 한번 더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끊겼던 대화를 연결하는 것이다. 추석에 가장 많이 인사한 후보가 반드시 오래 기억되는 것은 아니다. 명절이 지나도 조합원의 말을 기억하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간 후보는 다르다.

2027년 3월3일 제4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앞두고 농·축협과 수협, 산림조합 등 관련 기관들도 공명선거 준비를 본격화하고 있다. 후보자의 준비도 이제 ‘얼마나 많이 다닐 것인가’에서 한 단계 더 들어가야 한다. 누구를 다시 만나고, 무엇을 다시 듣고, 조직·공약·메시지로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

그것이 추석 이후 30일 동안 해야 할 일이다. 명절의 인사는 짧다. 다시 이어진 관계는 오래간다.

서승하/위너스 선거전략연구소 대표 컨설턴트

2026-09-28 17:22:20 수정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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