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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덕영 양주시장은 시민 앞에 무릎 꿇고 사과하라.
40년 전 학교폭력 의혹이 사실로 확정됐기 때문이 아니다. 경찰조차 피해자들의 주장이 사실일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판단한 사건에서 정 시장은 피해 고통에는 귀를 닫고 아픔을 호소한 시민과 이를 보도한 언론부터 공격했기 때문이다.
지난 5월22일 한 시민(57)은 기자회견을 열고 1986년 의정부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정덕영 일행에게 양주시 광적 가래비 야산으로 끌려가 팬티만 입은 채 폭행당했다고 주장했다. 정 시장은 사과나 유감 표명 대신 피해자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이어 피해 주장을 ‘만들어낸 허위사실’, ‘악의적 흑색선전’이라고 몰아붙이고 언론에는 ‘검증 없는 받아쓰기 기사’라며 비난을 퍼부었다. 6월2일에는 본지 등 4개 언론사에 직접 등기우편으로 반론보도청구서까지 보냈다.
반론권은 정당한 권리다. 그러나 이를 피해자 증언을 허위로 낙인찍고 언론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삼는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언론은 폭행 사실을 확정한 것이 아니라 피해자 증언을 보도한 것이다. 정 시장의 부인도 함께 전달했다. 언론이 해야 할 일을 했다는 이유로 공격받을 이유는 없다.
더욱이 10월20일 경찰은 피해자들의 집단폭행 주장이 ‘사실일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정 시장을 가해자로 특정할 추가 증거가 부족하다며 양측 사건을 모두 불송치했다. 의혹이 허위로 밝혀진 것도, 폭행 가담이 입증된 것도 아니다.
정 시장은 자신을 향한 의혹을 부인할 수는 있지만 피해자의 고통까지 거짓으로 몰아서는 안 된다. 시민의 대표라면 법적 책임을 따지기에 앞서 한 시민이 호소한 40년 전 사건의 충격적 고통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사과는 유죄를 인정하는 것이 아니다. 피해자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겠다는 최소한의 인간적·정치적 책임이다. 정 시장은 더 이상 고발장이라는 방패 뒤에 숨지 말고 시민 앞에 사과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