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음악극축제·기획공연 등 좌초 위기

의정부예술의전당 시설이 낡아 리노베이션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의정부시는 행복로(옛 중앙로) 차없는거리 관련 사업에만 100억원이 넘는 예산을 퍼붓고 있다. 올해 준비해야 할 예술의전당 리노베이션 예산은 전혀 없다. 한술 더 떠 예산 9억여원을 뭉텅이로 삭감했다.

의정부예술의전당과 의정부시, 의정부시의회 등에 따르면 예술의전당은 2001년 개관 이후 현재까지 단 한차례도 시설 개보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음향과 조명 등 공연에 필요한 장비들이 인근 다른 시군 공연장에 비해 크게 낙후된 상태다. 특히 장비 말고도 효과를 높여주는 건설음향시설인 무대 음향반사판, 벽면, 카페트, 객석 의자 등은 낡아 교체가 불가피하다. 관객의 민원도 들끓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올해 진행한 예술의전당 리노베이션 기본설계에서 84억원이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세계적 지휘자인 금난새씨는 2008년 12월 대공연장에서 송년음악회를 연주한 뒤 이진배 예술의전당 사장과 김문원 시장을 찾아가 “무대 음향반사판을 빨리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시설로는 더 이상 연주를 할 수 없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의정부시는 2009년에 이어 2010년에도 단 한푼의 예산을 세우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시 기획예산과 관계자는 “재원이 없어 반영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진배 사장은 의정부시의회 기획복지위원회 예산안 심사에 참석해 “민원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심해질 사항이기 때문에 내년 중 모든 것을 마무리해서 시민들이 짜증나지 않고 행복해질 수 있도록 해드렸으면 한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의정부시는 2008년 45억원 주던 예술의전당 예산을 2009년엔 39억원으로 깍은 뒤 2010년엔 34억 9천만원으로 더 줄였다. 여기에는 해마다 별도 지원하던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예산 4억8천만원이 포함됐다. 결과적으로 9억여원이 뭉텅이로 삭감된 것이다. 이에 따라 국제음악극축제 등 수준 높은 각종 기획공연이 줄줄이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이에 대해서도 이진배 사장은 “예술의전당이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적은 예산으로 최대 효과를 올리려는 노력이 이제 한계에 부딪혔다는 것이 우리의 결론”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