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 막혀 말이 나오지 않을 정도의 수준 이하 정치행태로 동두천시가 또다시 먹칠을 당하고 있다.

지난 12월15일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뽑힌 동두천시의회 김정자 의원이 이렇다 할 명분과 이유 없이 사퇴했다. 김정자 전 의원은 그동안 주민 혈세로 고액 연봉을 챙겨가며 일을 해왔다. 그만큼 주민 대표라는 무거운 소명의식을 가졌을 것이 분명하다. 특히 비례대표는 말 그대로 지역과 당을 대표하는 사람이니만큼 일반 선출직 정치인들보다 더 막중한 책임감이 뒤따른다.

그런데 그동안 비판도 받았지만 나름 열심히 활동하는 것처럼 보인 사람이, 시민들에게 공개 입장표명 없이 슬쩍 자리를 박차고 숨어버린다는 것이 어디 상식적으로 이해될 일인가. 게다가 언론 접촉까지 피해다니니, 도둑이 제발 저리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한심해도 이렇게 한심한 정치적 행태는 일찍이 동두천에서는 없었을 것이다.

그는 임기 6개월을 남겨 놓고 초라한 명분도 내세우지 않은 채 숨었다. 시민을 우롱하는 처신은 상식적으로 용납될 수 없다. 한나라당의 오만함이라고 비판해도 모자랄 지경이다. 이런 막가는 정치행태가 과연 그 혼자서 결정했다고 믿어주는 시민은 단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구린내 나는 뒷배경이 의심되는 이유다.

그는 인근 다른 시의원에게는 “내년 선거에 나가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 공천을 약속 받았다는 뜻으로도 해석되는 대목이다. 게다가 당선을 자신하고 있으니, 이 얼마나 어처구니 없고 오만한 작태인가.

특히 동료의원이라는 동두천시의회 의원들은 꿀먹은 벙어리가 됐다. 무엇인가 압력을 받은 게 아니라면 공인들로서 어찌 자기 입장 하나 밝히지 못할까. 모두가 한나라당 의원들이니 말 그대로 ‘짜고 치는 고스톱’인들 통제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한나라당 김정자 의원의 파렴치한 사퇴 행각은 결국 시민들의 책임 몫이다. 깃발만 보고 한나라당을 찍어주는 식이었으니, 그들의 오만함이 하늘을 찌를 수 밖에 없다.

김정자 전 의원과 한나라당은 이번 사퇴 행각에 대해 은근슬쩍 넘어가려 하지 말고, 공당으로서 입장을 분명히 하라. 그것이 시민 대표로서 시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행여나 개인적 판단이라는 납득할 수 없는 수준 이하의 변명으로 일관한다면 오히려 시민들의 참고 있는 분노를 터뜨릴 것이라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