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성호 국회의원 부인 홍씨(맨 왼쪽)가 다른 자리에서 식사 중이던 홍운섭 시의원을 불러 얘기를 나누고 있다.

1월 ‘치맛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본격적인 정치의 계절을 맞아 정치인 부인들의 점심시간 나들이가 잦아진 것.

6일 낮 12시 동두천시 송내동 6통 노인회관에서 열린 ‘한전과 송내동 주민 화합잔치’에 최용수 시장이 부인 신모씨와 동행했다. 정성호 국회의원 부인인 홍모씨도 오세창 동두천평통회장과 문옥희 시의원을 앞세워 뒤늦게 도착했다.

최용수 시장과 동행한 신모씨는 노인회관에 도착한 후 잔치상을 차리고 있는 안골마을 부인들의 일손을 도우며 눈도장을 찍었다. 식사가 시작된 후에 도착한 정성호 국회의원 부인 홍씨는 주민들에게 간단한 인사를 건넨 후 시의원, 공무원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홍씨가 안골 주민들과 함께 한 시간은 불과 몇 분. 홍씨는 자리에 앉자마자 옆에 앉은 홍석우 시의원에게 인사를 건네며 “우리 다른 홍가는 어디 있어…?”라며 홍운섭 시의원을 찾아 불러들이며 정작 마을잔치의 주인인 주민들을 제치고 ‘주인 행세’를 하는 것처럼 비춰져 주위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 최용수 시장 부인 신씨(가운데)가 마을 주민과 점심을 먹고 있다. 최근 신씨의 ‘점심 나들이’가 잦아졌다는 주위의 평.

마을잔치에 참석한 공무원들은 “홍씨는 왜 왔대?”, “오세창씨와 문옥희 의원이 모시고 왔잖아”라며 홍씨의 행동에 불만 섞인 말을 했다.

주민들 중에서도 “마을잔치를 축하하러 오는 것은 좋지만 선거철에만 눈도장 찍으러 오는 손님은 반갑지 않다”며 “국회의원 부인이 뭐 대단하다고 작은 마을잔치까지 와서 대장행세를 하냐”고 눈총섞인 말을 하는 이들이 많았다.

이날 안골마을잔치에는 주민들만큼이나 많은 정치인, 시의원, 공무원들이 참석해 정작 마을주민들은 비좁은 방 하나로 몰려나 주객이 전도됐다.

한 주민은 “마을잔치를 축하하러 온 것인지 인사를 받으러 온 것인지 모르겠다”며 “축하인사를 이유로 몰려온 정치인들이 오히려 주인이 된 것 같다”며 선거철 정치인의 형태를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