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년 새해 새 아침이 밝았습니다. 새해의 시작은 설레는 희망과 기대, 그리고 정갈한 약속과 다짐이 함께 하는 시간입니다.

지난 한해, 어려운 사회경제적 여건과 급변하는 교육환경 속에서도 우리 교육의 건강한 미래를 위한 생각과 실천에 함께 소통하고 참여해 주신 경기교육 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새해에는 천백만 경기도민과 경기교육 가족, 그리고 우리의 소중한 미래인 사랑하는 학생들 모두 아름다운 소망과 도전, 빛나는 성취로 함께 행복해지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존경하는 경기도민과 교육가족 여러분!
지금 세계는 새로운 사회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진통과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교육 또한 예외가 아니어서 공교육 전반에 새로운 개혁을 요구하는 각계각층의 요구가 봇물처럼 터지고 있지만, 사회적 합의와 공감을 바탕으로 교육개혁의 방향을 설정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어려운 상황일수록 본질을 차분히 돌아보려는 노력이 우리 사회와 교육계 전반에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아시는 것처럼 우리 교육은 눈부신 경제성장과 사회적, 정치적 민주화를 일군 원동력이었습니다. 학생과 선생님들이 지닌 우수한 자질과 능력은 세계적 수준이며, 학부모들의 자녀 교육은 진정 헌신적입니다. 교육은 우리 사회의 커다란 자산입니다.

그러나 많은 학생, 학부모, 교사들이 우리 교육의 절박함, 즉 공교육의 위기를 이야기합니다. 우리 아이들은 OECD 국가 평균보다 훨씬 많이 공부하지만, 학습의 효율성과 학습에 대한 흥미는 매우 낮습니다.

사교육비를 포함, GDP 대비 세계 최고의 교육비를 지출하지만 교육 경쟁력이 이와 비례한다고 여겨지지 않으며, 오히려 교육에 대한 불신과 교육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과도한 경쟁 교육은 더불어 살아가는 공공의 가치보다 배타적인 경쟁을 강조하고 있으며 학생들을 배움의 장으로부터 멀어지게 합니다.

앨빈 토플러가 ‘한국 학생들은 하루 10시간 이상 (단순) 지식을 위해 허비하며, 한국교육은 미래발전방향과 정반대로 가고 있다’고 말한 것처럼, 세계적인 석학들과 우리 사회의 많은 지성들이 우리 학생들의 삶과 우리 교육의 방향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합니다.

밝은 새해에는 부디, 우리 교육의 수많은 문제들을 양산했던 과거 산업화 시대의 낡은 틀을 벗고, 우리 아이들의 감성과 생각을 존중하며, 인간의 삶과 사회의 복된 미래를 생산하는 21세기 교육의 기준을 새롭게 설정하면서 진정 가치 있는 교육이 뿌리내리기를 간절하게 바랍니다.

교육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현실 교육에 있어서 국가 경쟁력과 교육적 본질, 그리고 개인과 집단의 이해를 함께 만족시키는 길을 찾는 일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간절하게 변화를 원한다 할지라도, 변화가 가져 올 갈등과 혼란을 우려하여 관성대로 흘러가도록 놓아 둘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가치를 생각하는 교육의 실현이 필요한 것이며, 우리 교육청은 이를 위한 책임 교육을 실천하고자 합니다.

가치교육은, 교육을 대상화시켜왔던 비교육적인 철학을 극복하는 것입니다. 교육의 목적을 교육 그 자체에 두지 않고 수단화시켜온, 과거지향적인 철학을 지양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책임교육은, 교육가족이 혼연일체가 되어 자라나는 학생들을 진정 우리 아이로 인식하여 성장의 아픔과 고통까지 다 함께 책임지는 교육입니다.

존경하는 경기도민과 교육가족 여러분!
교육의 목적은 단순하고 수치화된 목표 달성을 위하여 아이들을 통제하고 억압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지식의 ‘하드디스크’를 생산하는 일도 아닙니다.
교육의 목적은 참된 배움에 대한 자발성과 창의적인 탐구 정신이 빛나는 가운데 인내와 노력의 의미를 이해하는 일이며, 구체적인 일상 속에서 이에 도전하고 실천하도록 돕는 일입니다.

학생들이 스스로를 존중하면서 공부하고 살아가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사랑과 존중을 베풀고 격려하는 일입니다. 최선을 다하여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교육 시스템과 교육 환경을 제공해야 합니다.
동시에 공공성에 반하는 개별적 이익을 취해서는 안되며, 책임과 규칙이 없는 자유는 결코 누릴 수 없다는 것도 어린 시절부터 명백히 가르쳐야 합니다. 새로운 사회는 새로운 감수성과 능력을 가진 사람을 필요로 합니다.

미래의 국가 경쟁력과 인재 경쟁력은 단순 지식의 기능적 총량만이 아니라, 지식을 대하는 태도와 통합의 능력, 그리고 상상력과 창의력에서 나옵니다. 체험이 이성과 결합하고, 직관이 지성과 짝을 이루며, 가슴 속의 열정이 머릿속의 냉철함과 자연스럽게 조화되고, 한 분야에서 획득한 지식을 모든 영역에서 새롭게 확대하는 창의적 적용력이 눈부시게 발현되어야 합니다.

더불어 살아가는 나눔의 삶을 실천하고,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능동성을 익힌 인재들이 훨씬 더 필요한 세상이 가까이 있습니다. 선생님들은 관료적 시스템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의 지성적 책무성 속에서 진정한 ‘만남의 교육’을 펼치며 교직의 긍지를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학부모들은 학교 교육과정의 합리성과 교사들의 전문성, 도덕성에 신뢰를 보낼 수 있어야 하며, 교육비 고통이 아닌, ‘자식이기주의’가 아닌, ‘전인적’인 성장을 지원하고 격려하는 일에서 자녀를 키우는 기쁨을 누릴 수 있어야 합니다.

교육개혁의 출발과 종점은 언제나 학생과 교사, 학부모 한 명 한 명의 ‘마음과 행동’ 속에서 세세하고 구체적으로 일어나는 변화와 의미로 생생하게 확인되어야 하는 일입니다.

존경하는 경기도민과 교육가족 여러분!
2010년 새해에는 ‘새로운 학교, 함께하는 경기교육’이, 우리 교육 현실에 대한 인식과 희망을 바탕으로, 자율성과 보편성, 그리고 기회균등과 진정한 교육복지의 정신이 구현되는 교육, 우리 아이들이 존중받으며 스스로 공부하는 살아 있는 학교, 공교육 정상화 및 미래 지향적 학교 모델이 창출되는 경기교육으로, 우리 사회 교육개혁의 열망을 이끌어 가는 한해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하여 올 한해에도 우리 11만 경기교육 가족들은 공동체 의식 함양을 위한 인성교육 강화, 기본이 튼튼한 창의적인 인재 육성, 행복한 학교, 차별 없는 교육복지 구현, 참여와 소통의 교육문화 실현이라는 경기교육 지표의 실질적 실현을 위해 배전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혁신학교의 성공적 정착을 포함한 학교교육 내실화와 사교육 없는 학교 운영 등의 사교육비 부담 경감을 위한 특별 대책, 표준수업시수제 시범 적용 및 자율학교 지정 확대 등의 학교 자율 역량 강화, 학생 인권과 교권이 상호 존중될 수 있도록 학교안전통합시스템 마련을 통한 사랑과 존중으로 행복한 학교 만들기, 학급당 인원수 감축 및 급식 시설 현대화, 친환경학교 인증제와 같은 쾌적한 교육 환경을 조성하는 사업에 큰 힘을 쏟을 것입니다.

차별 없는, 보편적인 교육복지 기반 구축을 위해 유치원, 특수학교의 신·증설과 지원 확대, 그리고 보육을 책임지는 지역별 방과후 학교 지원센터를 운영하고, 교육 양극화 및 격차 해소를 위해 단계적인 무상급식 확대와 저소득층 학비 지원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입니다.

또한 교육공동체의 참여 기반 조성을 위해 과감한 교원 업무 경감 추진 및 학부모지원 전담팀 운영을 상설화하고, 주민이 함께 하는 투명한 교육을 위해 주민참여예산제의 지속적 실시 및 학부모 교육정책 모니터단 운영 등도 역점과제로 설정하고 추진할 계획입니다.

존경하는 경기도민과 교육가족 여러분!
교육 문제는 역대 어느 정부도 만족할 만한 해법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이는, 우리 사회의 교육은 결코 정책으로만 해결될 수 없는 일이며, 비록 버거운 과정이라 하여도 사회적 공론과 합의의 과정을 통해서만 한 걸음을 내딛을 수 있는 영역임을 증명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또한 우리 사회와 학생들의 미래인 교육 문제만큼은 진보, 보수와 같은 이념적 차이, 그리고 개인이나 집단의 이해를 초월하는, 기성세대의 자기 반성과 무거운 책임감도 전제되어야 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경기도민과 교육가족 여러분.
모쪼록 새해에는 우리 모두가 우리나라 교육 현실과 미래를 냉철히 인식하면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개혁 방안을 살피는 가운데, 우리 사회 진정한 공교육 정상화와 보편적 교육복지 방안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실천이 모아지는 귀중한 원년이 되기를 교육가족 모두와 함께 간절하게 희망합니다.

존경하는 경기도민 여러분께서도 ‘더불어 살아가는 창의적인 민주시민 육성’을 위해, 경기교육이 더 큰 도전으로 도민 여러분의 교육 열망을 실현할 수 있도록 격려와 성원으로 함께 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새해에는 경기도민과 교육가족 여러분, 그리고 사랑하는 학생들 소망이 모두 이루어지고, 건강과 행운이 가득한 행복한 한해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경인년 새해 아침 
경기도교육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