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두천시가 관내 저소득층 결식아동들에게 냉동도시락에 이어 냉장도시락까지 한꺼번에 열흘치씩 지급한 것으로 드러나 ‘인권유린’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해 10월 감사원은 ‘저소득층에 대한 사회안전망 구축·안전실태’를 점검하면서 동두천시가 관내 어린이들에게 냉동도시락 열흘치를 한번에 택배로 배달한 사실을 적발하고 이달 2일 개선책 마련을 권고했다.

그러나 시는 감사원 감사결과가 나오기 전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책이라며 냉동도시락을 냉장도시락으로 교체한 뒤 어린이들에게 열흘치씩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식단은 햇반, 짜장파티, 3분 쇠고기짜장·카레, 사골곰탕, 참치캔, 조리김, 우엉조림, 무말랭이조림 등 즉석 인스턴트 식품과 수입산 재료로 만든 반찬으로 나타났다.

특히 시는 사단법인 한국사회복지진흥원과 수의계약을 맺은 뒤 2004년 12월15일부터 이같은 냉동도시락 급식을 시작했다. 시는 2005년 6월 연장계약을 맺고 올해 7월부터는 주위의 지적에 따라 냉장도시락으로 변경했다. 올해 급식예산은 3억2천여만원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냉동도시락이 좋지 않다는 여론이 있어서 올해 7월부터 냉장도시락으로 바꿨다”며 “매일 도시락을 배달하거나 직접 음식을 만들어 배달하면 좋지만, 관내 아동 922명을 매일 챙긴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동두천시민연대는 12일 ‘동두천시의 반인권적 행정편의주의 아동복지정책에 대한 규탄성명서’를 발표하고 “정부에서도 하절기에는 위생 문제로 도시락 지원을 억제함에도 불구하고 1~2일치도 아니고 10일치씩을 한 번에 택배로 제공한 것은 동두천시의 반인권적인 행정편의주의”라며 “특정 급식업체의 수지타산과 맞물려서 우리 아이들의 생명을 볼모로 삼는 범죄행위”라고 분개했다.

시민연대는 이어 ▲냉장도시락 지원방식 철회→주부식 지원방식, 식품권 제공방식, 지역사회봉사단체 위탁방식, 일일 도시락 지원방식 변경 ▲한국사회복지진흥원 선정과정 공개 등을 요구했다.

시민연대는 14~15일 신시가지 차없는 거리에서 ‘열흘치 냉동도시락 실체 공개전’과 동두천시 결식아동 급식행정 관련 ‘주민감사청구권’ 서명운동을 전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