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미안해”

▲ 아차노리 마을 주민들이 18일 시청 앞에서 ‘장례식 운영을 위한 노인병원’ 건립 반대 집회를 벌였다.

20일 동두천시 주택과가 ‘노인병원을 빙자한 장례식장 건립 반대’를 요구하는 아차노리 마을주민들의 민원이 들끊자 홈페이지 민원게시판에 “나이트클럽 건설 반대운동에 따른 건축허가 취소로 건축주의 피해를 고양시가 배상했다”는 글을 올렸다가 주민들과 시민단체의 비난을 받고 바로 게시물을 삭제하는 ‘한심한 행정’을 벌였다. <본지 1월5일자 3면, 1월19일자 7면 참조>

아차노리 마을 장례식장 건립 반대 비대위는 주택과의 글이 올라오자마자 시청을 항의 방문, “시가 한 개인의 편에 서서 주민들을 협박하고 있다”며 게시물 삭제를 요구했다.

비대위는 또 “주민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병원측의 입장만 전달하는 최용수 시장과 시의 의도가 의심된다”며 “주민 협박용 게시물 게재 뿐 아니라 시가 헛소문을 퍼뜨리며 아차노리 주민들의 민원을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비대위 전진호 위원장은 “주민들이 1천700만원을 모아 도로공사를 했다가 주택공사를 하며 도로를 파손시킨 이주자에게 복구비를 받았던 사례를 동두천시가 ‘마을 돈을 착취하고 있어 경찰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다’고 하면서 우리들을 보상비를 받아내기 위한 사람들로 몰아가고 있다”며 “시에서 공사를 해주지는 못할망정 주민이 돈을 모아 공사했는데 이상한 소문을 경찰과 기자들에게 흘리고 다닌다”며 주택과와 동두천시의 해명을 요구했다.

비대위 소속 한 주민은 “동두천시가 막지도 않은 길을 아차노리 주민이 막아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는 잘못된 보도자료를 언론사에 배포하며 주민들을 매도하고 있다”며 “다수 주민을 위한 시정이 아닌 한 개인의 이익을 위해 시가 발 벗고 나서고 있는 의도가 뻔하다”고 화를 참지 못했다.

동두천시민연대도 “아차노리 주민들의 글에 지친 듯 회신마저 하지 않고 무시하던 자들이 신문기사의 단면만을 보고 마치 아차노리의 민원문제를 반전시킬 수 있는 호재를 만난 듯 신문기사를 주택과 이름으로 퍼올렸다”며 “동두천시 스스로가 시민을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 아니며 단지 자신들의 안일과 특정인들만을 위해 일하는 조직이라는 것을 자인한 격”이라고 비판했다.

강홍구 시민연대 대표는 “주택과가 올린 기사내용과 아차노리 민원의 문제는 본질적으로 다른 경우임에도 단순히 민원 유형만을 가지고 동일시한다는 것은 주택과의 무능함과 직무유기”라며 “최용수 시장은 시민을 우롱하며 수준 이하의 행위를 한 공무원 및 담당부서 책임자들에게 책임을 추궁하고, 인사를 무원칙하게 한 시장도 책임을 다하라”고 요구했다.

동두천시 공무원들도 아차노리 주민 민원에 대한 시와 주택과의 태도에 문제가 있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 공무원은 “지난번 공증사건과 주택과 기사 게재사건에 대해 주민들이 화를 내는 것은 당연한 일로 왜 저런 행정을 하는지 솔직히 같은 공무원이지만 창피할 정도”라며 “결국 누가 봐도 한심한 행정이 벌어지는 이유 저 끝에는 최시장의 인사가 문제 아니겠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