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두천시 송내동 안골마을(6통) 주민들이 송전탑 설치 공사와 관련해 한국전력공사(한전)와 갈등을 빚고 있다.

한전이 2년 전부터 안골마을에 송전탑 설치 공사를 진행하자 주민들이 전자파 피해, 자연파괴, 경관 저해, 지가 하락을 이유로 ‘송전탑 이전 변경 투쟁위(송전탑 투쟁위)를 결성하고 보상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90가구가 살고 있는 송내동 안골마을은 한전이 2년전 ‘154kV 덕계-전곡T/L 건설공사’ 때문에 송전탑을 ‘남-북’으로 설치하기 이전에도 ‘동-서’로 송전탑과 철탑이 세워져 있다.

안골마을 주민들은 “비 오는 날이면 전자제품이 고장난다”며 “특히 건강했던 주민이 갑자기 혈액암으로 사망한 사건이 있어 전자파 피해가 의심된다”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당초 공사가 시작될 무렵 주민들은 ‘송전탑 투쟁위’를 결성하고 마을 중심부를 통과하는 철탑을 칠봉산 능선으로 변경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한전이 공사비용과 철탑부지 소유자들과의 보상협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사업을 강행했다.

이에 송전탑 투쟁위는 “이미 공사가 진행돼 철탑 위치를 변경하는 것이 불가능해 주민 보상차원에서 마을회관을 설립해 달라”며 3억8천만원을 요구했지만 한전은 1억원의 보상을 제시해 서로 갈등하고 있다.

안골 주민과 한전이 보상액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자 동두천시가 중재에 나서 지난 5일 ‘송전탑관련 한전과 송내동 주민과의 간담회’ 자리를 만들었지만 보상액 격차는 줄어들지 않고 있어 불신의 골이 더욱 깊어가고 있다.

현재 송내동 안골마을 송전탑 설치공사는 80% 가까이 진행된 상태.
동두천시는 마을회관 설립 비용 3억8천만원 중 1억6천만원을 부담할 테니 한전이 나머지 1억6천만원을 보상하라고 했지만 한전이 송전탑 투쟁위의 대표성과 보상액 명분 여부를 문제 삼고 있어 해결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한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전 통장이자 송전탑 투쟁위 1기중 한명인 김모씨가 철탑공사를 허용하는 조건으로 공증했다”며 “현 3기 투쟁위가 보상액에 대해 다시 언급하는 것은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3기 송전탑 투쟁위(위원장 김성보)는 “김모 전 통장이 송전탑 투쟁위였던 것은 사실이나 나머지 9명의 투쟁위 대표와는 한마디 상의 없이 한전과 일방적으로 보상 합의를 한 것”이라며 “공증은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한전은 이어 “3기 투쟁위와 합의해도 또다시 번복할 가능성이 있다”며  “김모 전 통장 등 1기 송전탑 투쟁위를 포함해 위원회를 다시 구성하면 보상액을 변경할 의향은 있다”라고 밝혔지만, 현재까지 김 모 전 통장이 투쟁위 합류를 거부하고 있다.

이에 대해 투쟁위는 “주민 98%가 송전탑 보상 관련 문제를 3기 투쟁위에 위임해 대표성 문제가 없음에도 한전이 대표성을 이유로 보상협의를 피하고 있다”면서 “한전이 보상협의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을 경우 공사차량 유입을 막을 것”이라고 밝혀 양측의 대립은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