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입로·오폐수 배출 조건 안맞는데 “궤변”

동두천시가 진입로 미확보 등 허가조건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노인병원 건축을 허가해 준 사실이 아차노리 주민들에 의해 밝혀져 시와 노인병원 건립 사업주간의 유착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아차노리마을 장례식장 건립을 위한 노인병원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동두천시가 진입로와 병원 오폐수 배출관로 미확보 등 건축허가 조건이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2월16일 병원건축허가를 내주었다”며 “요건이 되지 않는데도 노인병원 건축허가를 내준 시의 의도가 의심되니 지금이라도 노인병원 건축허가를 취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아차노리마을 진출입로를 시작해 노인병원을 지나는 2.5m 길은 사유지로 도로가 아니다”며 “진입로를 확보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건축허가를 내 주었다”고 주장했다.

비상대책위원회는 “사유지(도로) 이용금지 요구서를 1월10일 8명의 토지소유주에게 받아놓았다”며 ‘도로로 사용되는 사유지는 오직 마을 주민을 위한 도로로 이용되도록 하며 병원 등 공사차량 출입 등의 용도로 이용할 경우 적극적으로 제한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확인서를 증거로 제시했다.

또한 노인병원 건축면적과 관련해 비상대책위원회는 “연면적을 계산할 때 옥탑층을 포함해야 되지만 노인병원 면적개요를 보면 이를 제외했다”며 “옥탑층 연면적을 포함하면 전체 면적이 2천㎡가 넘게 돼 병원 앞 뿐 아니라 진입로까지 6m를 확보해야 하므로 제외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비상대책위원회는 “건축허가를 내준 시가 이같은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묵인해 주고 허가를 내준 것”이라며 “특혜의혹이 생길 수 밖에 없지 않냐”고 지적했다.

오폐수 배출과 관련해서 비상대책위는 “건축사무소가 시에 제출한 우·오수 계획도를 살펴보면 병원오수를 기존 시 하수관에 연결해 배출하는 것으로 나와 있다”며 “하지만 도면에 나와 있는 시 하수관은 사유지로, 존재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존재할 수도 없어 오·우수 계획 설계도가 조작되거나 잘못된 상태에서 건축허가가 났다”고 밝혔다.

비상대책위 하태경 부위원장은 “오폐수 관로가 확보되지 않았다는 것을 지적하기 위해 2월3일 시 담당부서를 방문했지만 ‘오수합병정화조 처리시설을 거치면 20ppm이하가 되므로 자연방류해도 된다’는 시 공무원과 설계사의 답변을 듣고 왔다”며 “환경보호과에서도 오수는 하수관을 통해 방류해야 된다고 말하는데 시 담당부서와 설계사가 사태수습을 위해 억지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또 “토지매입을 별도로 해 관로를 매설하려고 해도 주민들이 토지매매를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노인병원이 오수배출 관로를 확보할 수 없다”고 비상대책위는 설명했다.

한편 지난 1월26일 동두천시 주택과장과 담당계장이 비상대책본부를 방문해 주민들에게 보상협의를 제안했다가 거부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사업주와 싸우는 것이 아니라 시와 싸우는 느낌이다. 제발 시가 수수방관만이라도 해주었으면 좋겠다”며 “여러 특혜의혹을 받으면서까지 끝까지 노인병원 사업주의 대변인으로 나서는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최용수 시장님, 시정업무 좀 보세요”

최용수 동두천시장이 신년인사회를 다니느라 바쁘다. 최용수 시장은 2월6일 2시 생연1동 신년인사회를 시작으로 4일동안 7개동을 순회하고 있다.

하루 2개동씩 잡힌 신년인사회 일정 때문에 주민면담 등 다른 시정업무에 소홀하다는 지적.

아차노리 주민들은 “장례식장 건립 반대와 관련해 시장과의 면담을 요청했지만 ‘최용수 시장의 신년인사회 일정 때문에 면담을 할 수 없다’고 시 관계자가 전했다”면서 “아차노리 주민들은 추위 속에서도 시위를 벌이는 등 장례식장 건립을 위한 노인병원 반대를 하고 있는데 시장은 신년인사회에 정신이 팔려 민원해결을 외면하고 시정업무도 소홀히 보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아차노리 주민들은 이어 “다가올 선거 때문에 당연히 신년인사회가 중요하지 않겠냐”며 “민원해결보다 표심에 관심이 많은 최시장”이라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