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적홍보…선심행정…지지유도
선관위는 손놔

동별 주요업무보고를 빙자한 사실상의 사전선거운동이 판치고 있으나 의정부선거관리위원회는 손을 놓고 있다. <본지 1월19일자 2면 참조>

의정부시 김문원 시장은 2월6일 오전 의정부1동을 시작으로, 15일 오후 녹양동까지 8일동안 15개동을 돌며 동장으로부터 2006년 주요업무보고를 청취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지역단체 대표와 통장 등 40여명이 참석하고 있다. 김시장은 의정부시청 실과소장 10여명을 매일 대동하고 있다.

6일 있었던 의정부2동 주요업무보고의 경우 사실상 사전선거운동의 전형을 보여줬다는 지적이다.

박모 동장은 업무보고를 시작하면서 “2005년에 청렴도시 선정과 지방행정혁신 국무총리상을 수상하신 김문원 시장님께서 참석하셨다”고 소개한 뒤 끝말에서도 “시장님께서 2005년에 이룩하신 혁신도시, 청렴도시를 더욱 알차게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시장은 인사말을 통해 “작년에 노점상 철거, 직동·추동공원 조성 등으로 국무총리상을 받아 상금 10억원을 타게 됐다. 또 우리와 함께 청렴도시로 선정된 다른 곳은 먹을 게 별로 없는 시군이다. 우리는 유혹을 다 뿌리치고 청렴하게 일했다. 대단한 일이다”라며 치적홍보에 목소리를 높였다.

김시장은 또 쓰레기 투기문제, 선행자 포상문제 등 주민들의 건의사항을 대부분 ‘즉시 처리해주겠다’는 식으로 사실상의 선심행정을 펼쳤다. 김시장은 이외에도 “풍물거리 노점상을 철거하면서 중랑천 인근 땅값과 집값이 올랐다”며 “시장이 해야 할 일은 주민들의 부가가치를 오르게 하는 것”이라고 홍보했다.

특히 박모 동장은 “의정부2동과 가능2동 경계도로의 책임이 불분명하다”며 “도로포장을 동장 포괄사업비로 하기 힘드니 시장님 포괄사업비로 조치하도록 큰 선물을 달라”고 주민들 앞에서 건의했다. 김시장은 ‘총 사업비가 4천만원 예상된다’는 박동장의 말에 도로과장에게 바로 “포괄사업비를 의정부2동에 줘”라고 지시했다.

이어 박동장은 “의정부2동에 어린이공원이 2곳 있는데 리모델링 하면서 어린이와 노인들의 삶의 질이 무척 좋아졌다”며 “시장님한테 박수를 쳐드리자”고 지지를 유도했다. 이에 대해 김시장은 “의정부1동에서도 가능동과 경계가 모호한 700m 도로포장에 시장 포괄사업비 4천만원이 들어가게 됐다”고 덧붙였다.

눈이 많이 내려 차량이 뒤엉킨 7일 오전 강행된 가능1동 주요업무보고에서도 오모 동장이 “우리동에 어린이공원 6곳이 있는데 작년에 어수동공원 리모델링을 해 활용을 잘 하고 있어서 주민들이 시장님께 고마워하고 있다”며 “색동어린이공원도 형평성에 맞게 리모델링 해달라”고 주민들 앞에서 건의했다.

그러자 김시장은 농림과장에게 “색동어린이공원이 큰가”라고 물었으며, 농림과장은 “560평 정도 규모이며 5억원 가량 필요하지만, 작년에 상금 탄 것 일부와 추경예산 일부로 올 10월경 준공할 계획이다. 그러면 가능1동 어린이 공원은 다 리모델링 되는 것”이라고 말해 박수를 유도하는 등 ‘짜여진 각본’처럼 움직였다. 김시장은 마지막에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기도 했다.

한편, 김시장은 주민들 앞에서 강한 리더십을 보여주려는 듯 대동한 실과소장들에게 반말로 호통치는 등의 구태를 연출했다. 그러나 이같은 ‘막가는’ 사전선거운동성 업무보고 진행을 허락한 의정부선관위는 현장에 나와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