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동안 세계일주를 못하면 바보다.”
한 시의원의 농담 섞인 말이다. 그만큼 외유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사실상 내돈 한 푼 안들이고 주민 혈세로 외유를 다녀오는 것임에도, 비난여론은 잠시일 뿐 금새 잊혀지기 때문이다. 외유 명분은 의회기능 활성화, 견학 등이지만 이에 대한 결과물은 미비하다.

최근에는 비난여론을 의식한 듯 각 시의회에서는 연수결과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해외에 다녀오는 것 자체가 견문을 넓히는 일이라는 반론을 제기한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이들의 외유가 어떤 방식으로 시정에 반영되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결과는 부족하다는 게 대체적인 여론이다. 시장들의 외유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말 그대로 외유 성격이 강하다.

2002년 7월 의정부시, 양주시, 동두천시 시장 및 시의원 취임 이후의 공식 외유 실태를 분석해보면 김문원 의정부시장과 최용수 동두천시장이 총 8회로 가장 잦은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나타났다. 시의회 중에서는 최근 온갖 비난여론을 무시하고 캄보디아와 태국 외유를 강행한 의정부시의회가 5회로 가장 빈번하게 비행기를 탔다. 시장과 시의원들이 그동안 해외에 뿌린 돈을 합치면 무려 수억원에 이른다.

특히 이같은 공식 일정 외에도 일부 시의원들은 시장이나 공무원, 각종 위원회가 해외에 나갈 때마다 은근히 대열에 합류하는 것으로 밝혀져 ‘임기내 세계일주’를 실감케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