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수렵 금지해 대책 ‘전무’
양주시 장흥면 일대에 밤마다 20여마리의 멧돼지 떼가 출몰해 인근 농작물을 헤집고 다녀 농민들에게 큰 피해를 입히고 있다. 남면에 이어 두 번째다.<본지 7월20일자 3면 참조>
지난 14일 삼하리 일대 논 1천여평은 벼가 처참하게 쓰러져 마치 태풍이 훑고 지나간 것처럼 보였다.
“멧돼지들이 진흙을 바른다고 물이 덜 빠진 논에 뒹굴고 다녀서 그래요.”
멧돼지들에게 짓밟히고 씹힌 낱알은 수확할 게 없다. 삼하리 정순호 이장의 논 500평은 깨끗하게 날아갔다. 멧돼지는 삼하리 뿐만 아니라 삼상리, 교현리, 일영리 등지까지 들쑤시고 다니고 있다고 한다. 농민들은 차광망을 쳤지만 소용없다. 피해는 논만이 아니다.
“멧돼지가 머리가 좋아서 차광망 따위는 다 밟고 다녀요. 고구마, 옥수수 심은 사람은 맛도 못 봤죠.”
멧돼지 수렵허가가 나오고 양주시에 등록되어 있는 엽사들이 동원됐지만 낮에만 수색하는 바람에 애초부터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멧돼지들은 거의 밤 11시부터 새벽 4시까지 활동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주경찰서에서는 인명피해 등의 이유로 야간수렵을 막고 있다.
“새끼만 해도 50㎏, 큰 놈은 300㎏이 넘어보입니다. 돼지는 못해도 1년에 8마리 이상 낳는데 내년이면 2배가 되겠죠. 이대로 가면 내년 농사는 박살납니다.”
멧돼지뿐만 아니라 고라니도 콩을 싹 먹어치우는 등 야생동물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1년 농사가 이렇게 되면 농사 지을 맛 안나죠. 멧돼지 무서워서 논에도 일찍 못나가고, 야간사냥을 허가해서 해결해줬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