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영희 민주노동당 서민경제살리기운동본부 집행위원장

개인파산제의 경우 과중채무자들의 경제적 회생을 돕는 법적 장치이긴 하지만 몇가지 어려움이 현존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중 중대한 한가지는 직업적 제한이 따른다는 것이고, 다른 한가지는 보증인에 대한 당연 면책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중 직업적 제한에 대해서는 문제가 현저히 줄어들 전망이다.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이 대표발의한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개정안과 ‘법무사법’, ‘변호사법’, ‘사법시험법’ 개정안이 16일 각각 법사위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채무자회생과 파산법 개정안은 파산절차 및 개인회생절차 중이라는 이유로 취업, 해고 등의 불합리한 처우를 받지 않도록 했고, 사법시험법 개정안은 파산 선고가 사법시험 응시기회 박탈의 사유가 되지 않도록, 법무사법과 변호사법 개정안은 변호사 및 법무사 사무실 직원들이 파산선고 등의 이유로 해고 등의 차별을 받지 않도록 규정한 것이다.

그러나 보증채무에 대한 면책은 여전히 풀리지 않는 문제다.
최근 법무부가 보증인 보호를 위해 ▲밤중 전화 ▲직장 등에 찾아가 소란을 피우고 모욕을 주는 등 과도한 '빚 독촉'을 처벌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하였지만, 보증채무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매주 목요일 나홀로 파산학교를 운영하면서 상담주민들이 작성한 파산 및 면책신청서와 '채무증대 및 지급불능 경위서'에 따르면 보증채무로 인해 파산상태에 이르는 채무자가 대다수인데다가 이들의 대부분은 부부 또는 형제자매, 부모 등의 가족관계에 있어 가족들이 동반 파산상황에 이르는데 일조하고 있는 셈이다.

보증인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주채무자의 원활한 경제적 재기를 도모하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보증인 역시 보증채무로 인하여 경제적 파산상태에 빠지게 되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는 사정, 이 경우 보증인도 별도의 파산신청 절차 등을 통해 문제를 풀어야 하므로 동일한 채무에 대해서 이중의 절차와 비용의 낭비가 발생한다는 사정, 국가적으로 개인에 의한 보증관행의 남용을 막고 채권·채무관계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금융기관이나 신용보증기관이 나누어 분담하도록 함으로써 위험의 사회적 분산을 합리적으로 꾀할 필요가 있다는 사정 등을 감안할 때 보증인과 관련된 제도의 정비가 절실하다.

민주노동당은 보증인 및 채무자에 대한 악질적인 추심 근절과 보증인에 대한 신속한 채무조정을 위해 파산면책제도에 보증인에 대한 재량면책제도를 도입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