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달력을 새롭게 받으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있다. “올해는 휴일이 며칠이나 있나” 하면서 하나씩 세어 보는 일 그것이다. 그 휴일들에는 항상 8월15일 ‘광복절’이 함께 있다. 아쉽게도 올해 광복절은 일요일이라 실망했었던 연초가 생각이 난다.

올해는 제65주년 광복절이다. 65년이라... 그 65년 동안에 새롭게 태어난 사람들의 수가 광복을 경험하고 그 환희를 경험한 분들보다 훨씬 더 많아져버린 광복65주년. 그 지나온 세월만큼 우리의 광복에 대한 고마움과 감동은 점점 옅어지고 있다.

문득 글자로는 광복절을 어떻게 표현하고 있을까 궁금하여 광복절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았다. 『광복절 : 일본의 식민지 지배에서 벗어난 것을 기념하고, 대한민국 정부수립을 경축하는 날, 8월15일』. 생각 외로 참 간단하다. 이 의미는 모든 국민들이 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그 글자 그대로의 의미만 알고 있는 것이 아닐까.

지금 독도문제로 한국과 일본이 민감하다. 당연히 독도는 우리 땅이다. 하지만 일본의 주장에 온 세계가 흔들리고 있다. 참 난감한 상황이다. 그냥 무시하자니 일본의 파워가 너무 크다. 그래서 우리 정부는 온 힘을 다해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알리고 있다.

당연히 우리의 땅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독도’를 넘보는 일본, 그런 일본에 우리는 한때 주권을 빼앗겼었다. 그때의 일본은 아예 한국을 일본화 시키려고 온갖 만행을 저질렀다. 35년이라는 짧지 않은 세월동안 말이다.
어떤 일이든 35년 동안 꾸준히 세뇌를 당하면 소기의 목적을 포기할 만 하다. 실제로 우리의 목적이었던 주권회복을 포기하고 일제의 품안에서 일신의 편안함을 찾은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끝까지 우리의 정체성을, 우리의 주권을 포기하지 않고 굳건히 지켜낸 분들이 있다. 그분들이 우리나라를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분들이 목숨을 아까워하지 않고 우리의 독립을 위해 헌신했기 때문에 우리는 지금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편안히 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그분들은 태어날 때부터 영웅이었을까? 아니다. 그분들도 우리 주변의 사람들처럼 그저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단지 일제의 만행을 보면서 참지 못하고 다시 우리만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걸고 맞서 싸운 것이 일반사람들과 다른 점이었다.

단순하게 생각해보자. 그 분들도 사람인데 목숨을 잃는 게 두렵지 않았을까? 고문이 아프지 않았을까? 자신으로 인해 가족들이 일제에게 고통당할 것을 몰랐을까? 다 알았을 것이다. 다 알았어도 대의인 자주독립을 위해 자기 자신과 자신의 가족을 희생했다.

광복은 그분들이 일궈낸 성과이다. 물론 국민들 대다수도 마음속으로 지지를 했겠지만, 그분들이 나서서 독립을 일궈낸 것이다. 이분들의 희생이 바탕이 된 이 귀한 ‘광복절’을 현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그저 ‘노는 날’로 인식하고 있다. 물론 평소에 이분들의 희생을 기리기란 쉽지 않다. 하루하루 전쟁터 같은 사회를 살아가면서 우리의 정서적인 여유가 메말라도 한참은 메말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8월15일 광복절 하루만은 이분들의 고마움을 느끼면서 보냈으면 한다. 내 가족이 내 부모가 이런 일을 하다가 희생되셨다면 어땠을까, 나 자신은 그때로 돌아간다면 독립운동을 하는 용기가 날까 하는 생각을 하다보면 그 분들의 희생에 대한 숭고함, 경건함이 저절로 우러나오지 않을까싶다.

아이들이 있는 집은 부모가 자녀들에게 광복절을 쉬운 말로 설명해 주면서 이해를 돕고, 인터넷검색 등으로 애국지사 분들을 검색해 그 분들의 행적과 그 행적에 대한 고마움을 알게 하는 광복절을 보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우리 국민 개개인이 광복절의 의미를 되새기며 독립운동을 하신 분들께 고마워하는 휴일광복절을 지낸다면 호국영령들도 환하게 웃으실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