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 선생이 남긴 ‘나의 소원’이란 글은 대한독립에 대한 강인한 의지로 그 글 자체로도 큰 감명을 주지만 수십 년 앞을 내다보는 혜안에도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되는데, 우리나라가 무력이나 경제력이 아닌 ‘문화’로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는 내용이 바로 그것이다.

오천년의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우리 전통문화의 위대성은 두 말할 나위 없거니와 불과 십수 년 전만 하더라도 외국의 것을 일방적으로 수용했던 우리 대중문화의 경우에도 광복 65주년을 맞는 지금 ‘한류’라는 이름으로 아시아를 넘어 세계 속에 자리매김하고 있는 현실을 볼 때 김구 선생이 갈망했던 ‘문화강국’으로서의 바람이 자부심을 넘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우리 대중가요의 경우에도 80년대 미국을 위시한 팝송의 강세에서 90년대 초중반에 이르러 국내가요가 외국가요의 인기를 앞지르기 시작하였고, 21세기에 접어들며 아시아 각국은 물론 미국, 유럽, 남미 등지에도 많은 팬을 확보하여 외화벌이는 물론 우리 문화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좋은 계기가 되고 있다.

또한 80년대까지 할리우드 및 홍콩영화에 일방적으로 밀렸던 국내영화 시장의 경우에도 미국영화가 전 세계 영화시장을 점령하다시피 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경이적인 자국영화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또한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의 잇단 수상소식은 양 뿐만이 아니라 질에서도 한층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우리 영화의 현실을 보여 준다.

세계속으로 뻗어가는 김치, 불고기, 비빔밥, 막걸리 등의 우리 음식과 한글을 언어로 채택한 찌아찌아족의 경우 등 우리나라의 문화가 해외로 전파되고 있는 사례는 다양하고 또한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에 비추어 볼 때 김구 선생께서 바라셨던 ‘문화’로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는 것도 꿈이 아닌 현실로 다가오고 있음을 절감한다.

무력이나 경제력으로 다른 나라를 제압하는 것이 아닌, ‘문화’로서 다른 나라에 감동을 주는 나라로, 세계 속에 모범이 되는 그런 나의 조국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 광복65주년을 맞이하는 ‘나의 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