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도 여름휴가는 남해 한려수도 국립공원에 위치한 거제도와 통영을 다녀왔다. 거제, 통영, 한려수도가 아름다운 곳이란 말은 익히 들었지만 직접 방문하여 보니 듣던 대로 동해나 서해와는 달리 바다가 깨끗하고 아름답게 보였다. 3박 4일의 일정이었는데 첫날은 날씨가 무더워 힘들었지만 나머지 날들은 비도 간간이 내리고 흐려서 오히려 관광하기에 무리가 없었다.

첫째 날은 통영에서 한려수도 케이블카를 타고 한산대첩 축제를 관람하였고, 둘째 날 아침 통영숙소를 출발하여 거제도로 향하였다. 수용소가 있다는 말은 들었지만 유족공원에 가기 전에는 위치나 규모, 설치된 까닭, 수용인원 등 기초지식이 없는 상태라서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 그러나 수용소에 도착해서 입장하는 순간 우리 가족은 6.25의 역사 속, 포로수용소의 한 가운데 서 있었다.

거제포로수용소는 6.25전쟁이 발발하고 아군이 공격과 후퇴를 반복하는 와중에 포로의 수가 증가하고 그들을 수용· 관리하는 문제에 어려움이 생겨 전선에서 멀리 떨어지고 육지와도 격리된 섬으로 포로를 옮겨 놓는 방안이 논의 되었다. 제주도 등의 섬의 후보지로 논의 되었지만 거제도가 최종 이전장소로 결정된 후 1951년부터 공사가 시작되었다. 그 규모는 최초 6만명 수용에서 22만명 수용규모로 계획이 확대되었다. 공사시작과 동시에 부산에 있던 포로의 이송이 시작되었으며, 최대 수용인원이 17만 명까지 이르렀다가 1952년 분산계획에 의해 다른 수용소로 옮겨가기 전까지 명실상부한 최대의 포로 수용소였다.

포로들은 오전 5시30분 기상 후 오후 8시 취침 시까지 점호, 식사, 운동, 목욕, 세탁 등의 일상생활을 하였으며, 노동이 가능한 포로들에게는 작업을 시켰으며, 직업, 교양교육과 함께 민주주의에 대한 교육도 실시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포로들의 일상 등을 미니어처로 만들어 놓고 자료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어 아이들과 같이 관람할 때 이해를 높이게 되어있었다. 아이들도 요즘 6.25전쟁 60주년 기획으로 방영하는 “전우“라는 드라마에서 우리국군들이 북한군에 잡혀 수용소 생활하는 것을 보았기에 포로수용소에 대해 흥미 있게 비교도 해가며 보는 것 같았다.

거제도에서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을 관람하며 60년 전 우리부모님 세대가 겪었던 전쟁의 참상을 아이들과 함께 간접적으로나마 체감 할 수 있었으며, 우리가 살고 있는 평화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6.25전쟁 60주년인 올해, 한 여름의 거제포로수용소 방문을 계기로 나의 소중한 아이들이 6.25전쟁의 참의미를 되새기고 그분들의 고귀한 희생에 감사하며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주인공이 되기를 희망하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