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영희 민주노동당 서민경제살리기운동본부 집행위원장

채무자가 빚을 갚지 못할 때, 여러모로 채권자의 눈치를 보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심리다. 그러나 지나친 채권행사로 인한 불법행위와 민사적 채무관계는 별개의 문제다. 채무자의 인격을 침해하는 욕설이나 폭언, 협박, 공갈, 폭력 등을 가하는 채권자는 채권관계와 상관없이 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채무자는 빚을 갚기 위해 성실한 자세를 보임과 동시에 자신의 인격과 권리가 부당하게 침해받지 않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불법 부당한 채권추심의 유형 몇가지를 정리한다.

"남편이 카드 빚을 갚지 않으면 본인(부인)의 부동산을 경매한다"
우리 민법은 부부라 할지라도 재산에 대해서는 '부부별산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보증을 서지 않은 한 남편의 카드빚을 아내가 갚을 이유는 없다. 부모형제가 갚아야 할 이유는 더더욱 없다.

"카드, 대출빚을 연체했다고 사기죄로 형사고소, 지명수배를 내린다"
사기죄로 형사처벌까지 하려면 1.처음부터 갚지 않을 목적으로 대출받고 고의적으로 연체한경우 2.카드 발급, 대출 후 한번도 갚지 않고 갚을 노력도 하지 않은 경우 3.채권자를 속여 재산상의 이익을 취한 경우라는 것을 채권자가 증명해야 한다. 추심원들이 사기죄를 거론하며 고발 운운하더라도 겁부터 내지말고 자신의 상황에 맞게 채무를 정리하는 방법을 빨리 찾는 것이 중요하다.

"추심원이 유체동산(가재도구)을 압류한다고 조사방문 나온다"
추심원은 채무변제를 요구할 권리 밖에 없으며 압류권한은 당연히 없다. 압류권한은 법원명령서를 들고온 집행관에게만 있다.

"여권발급도 못하고 평생 외국에 못나가게 하겠다"
채무 등 신용의 문제는 민간채권기관단체인 은행연합회가 담당하는데 여권발급, 비자문제는 외무부, 경찰청 등의 관할 사항이므로 서로 연관이 없다. 출입국관리법 4조(출국의 금지)에 해당되지 않는 한 빚이 많다는 이유로 여권발급이 안되는 일은 없다.

"부모가 빚을 지고 사망한 경우, 나중에 자식이 갚아야 한다"
자식이 사망자의 채무를 승계할 수는 있지만 부모가 사망한 뒤 유가족이 법원에 한정승인이나 상속포기를 신청하면 빚을 물려받지 않는다. 상속포기 대상은 부모, 형제, 배우자, 자녀, 손자, 친가와 외가의 4촌 범위까지 해당된다.

문의 031-852-56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