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파문 확산될 듯

‘거대’ 주공과의 법정싸움에서 양주시 덕정주공2단지 주민들이 승리의 깃발을 차지했다.

2월24일 의정부지방법원은 덕정주공2단지 주민들이 제기한 분양전환절차중지 등 가처분 신청과 관련해 “분양전환가격이 임대주택법령에서 정하는 기준에 부합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판단할 수 있는 정보를 임차인에게 제공하는 것은 필수”라며 “주공은 덕정주공2단지 우선분양전환 절차를 중지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본지 2월23일자 4면, 2월9일자 4면 참조>

의정부지법은 판결문을 통해 “우선 분양권이 있는 임차인들인 신청자들이 주택가격의 산정기초가 되는 택지비와 건축비가 어떠한 내역들에 따라서 산출된 것인지 정보를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택지비, 건축비가 임대주택법에서 정한 산정기준에 부합하는 것인지 여부를 알 수 없는 신청인들로서는 임대주택법에 의해 보장된 우선 분양권을 침해당하고 있다”고 원고 승소판결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만일 피신청인이 산정한 분양전환 가격이 과다하게 책정된 택지비와 건축비에 의한 부당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위 분양절차를 중지하지 아니하고 그대로 진행한다면, 신청인들은 위 분양계약을 체결하지 않아 우선 분양권을 박탈당하거나 부당하게 책정되었을 수도 있는 분양가격으로 계약체결을 강요당하는 결과가 된다”며 “주공은 분양체결 마감기한을 2006년 2월28일까지로 정한 우선 분양전환절차를 중지하고, 중지기간동안 제3자와 아파트 분양계약을 체결하지 말라”고 결정했다.

의정부지법의 판결에 따라 주공은 주민들이 요구하는 건설원가를 공개한 후에야 분양전환절차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이와 관련해 덕정주공2단지 동대표회의는 “임차인이 건설원가를 투명하게 알고 아파트를 구입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법원이 인정한 것”이라며 “하지만 법원의 승소판결에도 주공이 협박과 회유책으로 주민들을 현혹시키고 있어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양주시는 2월22일 양주시공동주택관리분쟁조정위원회를 구성했으며 이에 따라 덕정주공2단지는 하자보수분쟁조정위 구성을 양주시에 신청할 계획이다.

덕정주공2단지 주민들은 지난해 11월23일 주공을 상대로 건설원가공개거부 취소소송도 법원에 제기한 상태다.

이번 의정부지법의 판결은 전국의 임대전환아파트 관련 분쟁의 중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여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