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11월 17일은 제71주년 '순국선열의 날'이다. 순국선열의 날은 삼일절이나 광복절처럼 국민들에게 친숙한 정부기념일은 분명 아니다. 아마도 모르는 분들도 많으리라 생각한다.

‘순국선열의 날’은 국권회복을 위해 헌신한 순국선열의 독립정신과 희생정신을 후세에 길이 전하고, 선열의 얼과 위훈을 기리기 위해 제정한 법정기념일이다. 1939년 11월 21일, 한국 독립운동의 구심체였던 대한민국임시정부 임시의정원 제31회 임시총회에서 지청천(池靑天)·차이석(車利錫) 등 6인의 제안에 따라 망국일인 11월 17일을 순국선열공동기념일로 제정하였다.

이후 8·15광복 전까지 임시정부 주관으로 행사를 거행하였고, 1946년부터는 민간단체에서, 1962년부터 1969년까지는 국가보훈처에서, 1970년부터 1996년까지는 다시 민간단체 주관으로 현충일 추념식에 포함 거행하였다. 그러다 독립유공자 유족들의 오랜 여망과 숙원에 따라 1997년 5월 9일,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하면서 정부기념일로 복원되어 그해 11월 17일부터 정부주관 행사로 거행해 오고 있다.

오늘 우리가 세계속에 빛나는 대한민국으로 우뚝 설 수 있는 것은 친일을 강하게 거부하고, 우리나라의 자주독립을 위해 국내․외에서 나 자신의 안위와, 가족의 평안을 포기하고, 자주독립을 향한 투쟁의 길에 삶을 송두리째 헌신하신 순국선열의 의로운 삶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요즘 내 가족, 내 자식들의 일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극단적인 가족이기주의 앞에서 나라를 위해 가족을 희생하란 말은 공허한 메아리처럼 들릴 수 있다. 그러기에 순국선열의 희생은 더 고귀한 것이다. 우리가 가장 소중하다고 가치를 두고 있는 부분에 그 분들은 왜 욕심이 없었겠는가? 하지만 그분들은 자신을 버리고 민족과 국가를 택한 것이다.

제71주년 순국선열의 날을 맞이하여 그분들의 고귀한 희생을 다시 한번 가슴에 되새긴다면 우리 대한민국은 한층 더 정의로운 사회가 될 것이고 더 나아가 살맛나는 세상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