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객관성 ‘붕괴’

한나라당 중앙당 공천심사위원장을 맡았던 최연희 국회의원의 성추행 사건으로 도덕성이 땅에 떨어진 한나라당 공천심사가 경기도에서도 재연되고 있다.

선거법 위반혐의로 피선거권 상실위기에 처한 홍문종 경기도당 위원장이 도당 공천심사위원장직을 겸임한 것과 관련해 도덕성 논란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홍위원장이 지방선거에 출마할 의정부시 후보들을 공천심사도 거치지 않고 낙점한 것으로 알려져 심각한 후유증이 예상된다.

의정부 한나라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홍위원장과 사전조율을 거친 당내 일부 계파 10여명이 이달 2일 경기도 남양주 등지에서 회동을 갖고 공천자 발표 및 결의대회를 가졌다. 이날 회동을 통해 알려진 공천자들은 기초의원 가선거구 허환 시의원 등 14명이다. 원칙상 한나라당의 공천서류 접수마감은 3일이며 심사를 거쳐 이달 중순경 공천확정자를 발표할 예정이었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의정부 시의원 및 도의원 후보로 나서기 위해 ‘5.31지방선거 공직후보자 추천신청서’를 준비했던 일부 정치인들은 서류 접수를 포기했다.

공천자 회동소식을 접한 한 정치인은 2일 저녁 “그들이 술파티를 열고 공천확정을 자축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는 명백한 불공정 게임”이라며 “공천심사 자체가 의미 없는 짓으로, 도덕성이 땅에 떨어져 탈당을 결심했다”고 맹비난했다.

3일 지인들과 대책회의를 연 한 시의원 출마예정자는 “홍위원장이 무슨 기준으로 결정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무소속으로라도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4일 한나라당 도당 공천심사위 관계자는 “아직 접수서류 분류도 안됐으며, 심사위원들이 서류검토도 안했는데 그럴리 없다”고 해명했다.

■의정부시 한나라당 공천자(예정)

시의원(기초의원)
가선거구 허환, 안계철, 강세창
나선거구 이학세, 박찬학
다선거구 정진선, 김효열, 이종화
라선거구 박형국, 이성재

도의원(광역의원)
제1선거구 김승재
제2선거구 신광식
제3선거구 김남성
제4선거구 윤석송   

한나라당 공천헌금설 수사예정
ㅂ의원 핵심인물로 지목

의정부시 한나라당 시의원 1천만원, 도의원 3천만원, 시장 5천만원, 광역비례대표 7억원 등 이른바 공천헌금설이 지역에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는 가운데, 수사당국이 돈거래 사실여부에 대한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 2월23일자 1면 참조>

7일 의정부경찰서 관계자에 따르면 “돈거래설에 대한 사실확인은 하고 있지만 정확히 수사에 착수한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공천헌금의 다리 역할을 해온 것으로 지목받고 있는 의정부시의회 ㅂ의원은 7일 “의정부선관위와 의정부경찰서 직원들이 오늘 나를 불러 이것저것 물었다”며 “(공천헌금설에 대한) 사실여부는 수사가 진행되면 밝혀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경기도 남양주시에서 2일 열린 의정부시 한나라당 공천확정예정자 결의대회와 관련 한 일간지가 7일자 신문에 ‘수천만원 돈거래 의혹 파문’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나라당 의정부시의원 입지자들이 (의정부시의회 의원인) P씨에게 금품을 제공한 뒤 공천이 무산되자 되돌려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며 “당사자들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A씨와 B씨 등은 1~3천만원을 건네준 것으로 구체화돼 의정부시내에 (의혹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고 좀더 구체적으로 폭로해 수사시기를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