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간의 수험기간을 거쳐 공무원 시험에 최종 합격했음을 알게 되었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부처를 배치 받고 발령을 앞두게 되었습니다.
 
주위 분들이 항상 공직생활을 하면서 초심을 잃지 말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아직 정식으로 공직에 입문하지도 않은 제가 지켜야 할 초심이 뭐가 있겠냐 하는 생각도 들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동안 알게 모르게 잃어 버렸던 생각이 많은 것 같습니다.

수험 기간동안 공무원으로서 국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어떠한 일이든 하고 싶다는 생각은 부처 선택 기간동안 어느 부처가 좀 더 나을까 하는 생각으로 바뀌어 버렸고, 보훈처를 선택한 후에는 집에서 가깝고 업무강도가 세지 않은 곳에 발령 났으면 하는 얄팍한 생각으로까지 바뀌게 되었습니다.

그리 길지 않은 5일간의 수습기간동안 나라와 국민을 위해 희생하신 분들이 이제는 저희의 따뜻한 손길을 바라고 보훈처로 오시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도와 드릴 수 있었던 분들도 있었고, 간혹 규정에 의해 안타깝게 도움을 드릴 수 없었던 분들의 모습도 보았습니다. 도와드릴 수 있었을 때의 기쁨도 컸지만 도와드릴 수 없었을 때의 안타까움이 더 컸습니다.
 
이러한 생각들을 하면서 제가 보훈처 공무원으로서 저분들께 자그마한 도움이 되고 싶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수습을 거치면서 그 동안 처음과 달리 멀어진 초심으로 완전치는 않지만 어느 정도 돌아갈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의 이 자리가 공무원이 되고 싶다는 그 동안의 꿈의 마침점이 아닌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진정한 공무원이 되고 싶다는 앞으로의 꿈의 시작점이 되었으면 합니다.”

면접 때 면접관께 마지막 하고 싶은 말로 했던 말입니다. 그 동안 이렇다 할 좌우명 하나 없이 살아왔지만 면접 때 했던 저 말을 앞으로의 저의공직생활 동안 마음 속 깊이 새겨두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