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 남은 달력은 2010년을 떠나보내며 동시에 새로운 2011년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한 나라를 벗어나 범세계적인 네트워크 관계를 구축하는 현 시대에 우리의 역사의식은 21세기에 걸맞은 국제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가? 혹은 역사적으로 소중한 가치를 잘 가꾸어 나가고 있는가?

이를 확인하기 위해 우리의 역사의식을 한 ․ 일 양국의 관계를 통하여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 한국 근대사의 시작은 일본을 떼고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때는 우리조국을 빼앗은 원수의 나라였지만, 이제 우리세대에는 새로운 시각으로 일본에 대한 가치관을 재정립해야 한다.

지금까지도 첨예하게 대립하는 독도문제와 동해 표기문제를 보면 “재정립”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우리나라의 근대사의 한 페이지는 경술국치의 강제와 불법성으로 시작하는 것이며, 아직까지도 이러한 사실을 바탕에 두고 일본 국정교과서에 왜곡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일본이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을 통해 한국을 보호국화 내지 병합의 목적을 분명히 세웠음에도 실제로는 그와 반대인 스스로 아무 것도 지키지 않는 것으로 태도를 바꾸었다. 이는 폭력적이고 불법이다. 그래서 ‘경술국치의 역사’는 일본의 불법과 폭력의 소산이며, 또한 절차와 형식을 완전히 무시한 점에서 법적으로 무효이다. 한쪽의 동의를 결한 일방적인 외교적 결말은 과거에서 지금까지도 논란이 있듯이 계속해서 문제가 될 것이며, 한일 양측이 불쾌한 감정을 남기지 않으려면 역사적 사실의 재조명과 해명, 정리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러한 점에서 건전한 역사인식의 필요성을 느낄 수 있다. 건전한 역사인식 없이는 건전한 국제관계가 이루어 질 수 없다. 편협하고 배타적인 국수주의에 머물러 있는 이상 국제관계의 발전보다는 역행적 현상인 역사분쟁을 일으킬 뿐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한국과 일본의 정당한 공생이 우리시대에게 필요한 이유이다.

한국근대화라는 하나의 역사적 사건은 한국인이 알아야 할 내용이라고 생각하며 한 나라의 국민으로서 당연하다고 생각된다. 국가간 역사인식의 차이 또는 대립은 과거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의 문제이며 그 현재의 상황이 어떠한 역사성을 가지는 가를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