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시 은현면. 남면과 더불어 경기북부 벼농사의 중심지다. 농사가 지역의 얼굴인 은현면 영농회를 맡고 있는 이광전(50) 총영농회장의 어깨는 무겁다. 젊은 나이는 활력과 동시에 부담스러움이다.

“총영농회장 중에서도, 동네 남자로도 어린 축입니다. 그래서 영농회 어르신들 앞에서는 불편할 때도 있지요.”

벼농사가 대부분이라는 은현에서 이 회장 또한 벼농사를 짓고 있다. 하지만 1년에 500평 규모 논밭에 종자, 비료, 농약 300만원씩 투자해서 벼농사를 짓는다 해도 요즘은 판로가 없어 아는 사람끼리 나눠먹는 것에 그친다고 답답해한다.

“은현 용암리 자체가 벼농사인데 판로가 좁아요. 이 맛있는 쌀을 팔 길을 더 찾아야 하는데….”

농협 하나로마트가 있고 지방도가 서울과 연결되지만 은현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의 판로확장은 아직 요원하다. 총영농회장을 맡은 지 5개월. 지금까지는 영농회 업무를 파악하고 또한 농협에서 추진하는 무인항공 방제계획에 협조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영농회장 일은 몇 년 해왔지만 총영농회장이 된지는 얼마 안됐어요. 이것 저것 계획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각자 생업에 바쁜 각 지역 영농회장을 끌어 모으는 것도 총영농회장의 일이다.

“사람들을 끌어 모으려면 솔선수범하고 무엇보다 사람이 투명해야 해요.”

판로 등을 확대하기 위해 1사1촌도 확대하고 싶지만 지역에 난립한 공장들이 우선 걸린다.

“공장들이 계획성 있게 개발되었으면 좋았을 텐데 너도 나도 난립하여 농촌의 장점을 못 살려요. 공장 때문에 주말농장 등을 개발하기도 힘들고 대형차량이 많이 다녀 냄새, 먼지, 도로파손 등 위험 요소가 많습니다. 옮기면 좋겠지만 안 된다면 공장들이 조금씩 더 지역에 협력해 주기를 바랍니다.”

지역 현실이 답답하지만 농촌 고령화 추세 속에서 젊은 축인 50대의 이광전 회장은 굽혀들지 않는다.

“은현에서 태어난 저입니다. 다행히 농협 조합장도 열심히 하고 있으니 농협과 협조하여 주말농장과 작목반 구성 등 영농회 사업을 추진할 겁니다.”

양주시가 변화하는 격동기에 은현농업의 미래를 맡은 이 회장의 어깨에 각오가 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