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7월27일자 3면 ‘경찰, <양주신문> 봐주기 수사’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경찰이 언론의 의도적인 선거법 위반혐의에 대해 ‘혐의 부족’을 이유로 불기소 처분 의견을 내놔 ‘봐주기’ 논란이 예상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양주경찰서는 이와 관련한 소명자료에서 “‘혐의 부족’이 아니라 객관적인 자료에 의해 혐의가 전혀 없는 사건으로 ‘봐주기’ 논란의 여지가 없다”며 “<양주신문>을 상대로 악의적인 내용으로 독자로 하여금 평가절하 시키기 위한 허위보도”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양주경찰서는 이번 정정보도 청구와 특별히 관련이 없는데도 <양주신문>이 작성해준 소명자료(경기북부시민신문 여론조사의 문제점)를 9월4일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출하는 행태를 보였다.

<양주신문>이 양주경찰서에 건넨 소명자료는 본지가 시장선거 여론조사 결과에만 표본수, 표본오차 등을 밝히고, 도의원과 시의원선거 여론조사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문제가 있다”고 ‘억지’를 부리는 내용이다.

◆인구비례 무시한 엉터리 조사=<양주신문>은 5월22일자 신문에서 ‘더피플’이라는 ARS 자동응답 여론조사기관의 5월17~18일 조사결과를 근거로, 양주시의원 가선거구의 경우 “한나라당 원대식 후보가 24.3%의 지지를 받으며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원대식 후보의 고향인 은현면에서 무려 120명, 은현면과 정서적으로 밀착된 남면에서도 96명이나 편중 조사하는 등 인구비례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시도는 특히 남면 출신인 경기도의원 제1선거구 한나라당 이항원 후보의 32.1% 지지도 조사(‘이항원 지지세 안정’ 보도)에도 반영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예측된다.

<양주신문>은 가선거구 유권자 총 639명중 남면 96명(2005년 4월말 기준 인구수 7천870명), 은현면 120명(7천864명), 회천1동 13명(7천972명), 회천2동 159명(2만6천97명), 회천3동 182명(2만2천922명), 회천4동 69명(8천596명)을 조사했다. 상대적으로 회천1동 출신인 한나라당 임경식 후보 지지도는 8.1%에 머물렀다.

<양주신문>은 5월15일자 신문에서도 ‘더피플’에 의뢰해 총 595명을 조사(5월10~11일)한 가운데 마찬가지 수법으로 남면 76명, 은현면 69명, 회천1동 17명, 회천2동 160명, 회천3동 196명, 회천4동 77명에게 전화 자동응답 설문을 했다. 조사 결과 이흥규 열린우리당 양주시장 후보는 회천1동에서 지지도가 0%라고 보도했다.

<양주신문>은 이같은 인구비례 조사를 무시한 것도 모자라 현직도 아닌 원대식 후보를 양주시의회 부의장이라고 두 번씩이나 설문지를 작성해 여론조작 의혹을 받고 있다. 원대식 후보는 선거에서 당선된 뒤 <양주신문> 발행인의 매형인 김성수 한나라당 양주·동두천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 등이 모인 자리에서 양주시의회 의장으로 ‘낙점’ 받은 뒤 7월3일 실제 의장으로 뽑혔다.

이에 대해 양주경찰서는 “(이흥규 열린우리당 양주시장 후보측이 제출한) 고발장에 포함되지 않아 수사하지 못한 내용”이라며 “여론조사기관인 ‘더피플’은 ‘나무만 보지 말고 전체 숲을 봐야 한다. 회천1동의 경우 유권자들이 비협조적이어서 응대율이 떨어졌을 뿐, 전체적인 지역별 분포를 보면 여론조사결과가 절대 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본지는 이같은 문제점을 5월24일자 신문에 보도한 바 있어 충분히 인지수사도 가능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플러스는 “선거여론의 특성상 후보 및 후보와 연고가 있는 지역의 여론이 해당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으므로 특정 동으로 표본이 쏠리는 것에 가장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구비례추출의 가장 큰 의미는 표본 대표성을 확보하는 것으로, 표본이 모집단(해당 지역 거주자 전체)을 대표할 때 조사결과 해석의 일반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비례추출을 하지 않은 비비례 표본추출 조사인 경우 결과에 대해 일반화된 해석은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원대식 후보의 유리한 직책 삽입과 관련해 “후보자 선호도 혹은 지지도를 묻는 질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후보자의 프로필을 제시하는 조건이 전직이든 현직이든 각 후보별로 동일해야 한다”고 밝혔다.

◆통상 발행부수 초과 배포=<양주신문>은 이같은 여론조사가 실린 5월15일자 신문을 통상 발행부수보다 1.5배 이상 부풀려 발행 배포했다.

그러나 양주경찰서는 “특정 후보자의 유·불리한 기사나 허위내용의 기사를 게재한 신문을 의도적으로 현저하게 발행부수를 증가시켜 배포하였거나, 일반적인 방법 외로 배포하였을 경우 선거법에 저촉된다”며 “<양주신문> 기사내용은 비록 이흥규 후보측에게는 불리하지만 전체적인 내용이나 객관적 여론조사로 볼 때 특정 후보자에게 유·불리하다고 볼 수 없고, 발행부수가 일부 증가된 사실 외에 통상적인 배부 방법도 벗어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경찰이 조사한 <양주신문> 발행부수의 경우 통상 4천부에서 사실상 선거전에 돌입한 5월 들어 7천부로 급격히 늘어났다. 5월15일자의 경우 통상 배포지역이 아니던 백석읍 동화1차아파트 단지 등에 뿌린 것으로 확인됐다. <양주신문>은 1면 헤드라인으로 ‘임충빈 양주시장 추락 위기/현삼식·이세종 급부상’을 뽑은 지난해 12월30일자 신문도 삼숭동 자이아파트 단지 등에 배포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선관위 판례집을 보면 ‘특정 후보자에 대한 불리한 내용의 기사를 게재한 신문을 평소 발행부수보다 많이 발행하여…종전에 배부하던 곳에도 평소보다 많은 양의 신문을 배부한 것은…통상 방법 외의 방법으로 배부한 것으로 선거법에 위반된다(2000.12.8 대법원판결 2000도4600)’고 나와 있다. 양주경찰서가 이같은 판례를 의도적으로 묵살했거나 몰랐던 셈이 된다.

특히 주 1회 발행하는 <양주신문>이 4주 밖에 안 되는 4월에 5회나 신문을 제작한 것으로 경찰 조사에는 나와 있어 신뢰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예상된다.

◆본지 베껴쓰며 여론조작 일삼아=<양주신문>은 5월15일자 2면에서 ‘임충빈, 지역별 고른지지/양주시장 당선가능성 이범석 20.4% 1위’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내보냈으나, 당선가능성 부분은 본지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플러스에 의뢰(4월28~29일)해 5월4일자에 보도한 기사내용을 토씨 하나 바꾸지 않고 베껴쓰며 ‘자신들이 최근에 조사한 결과’라고 밝히는 등 여론조작을 일삼았다.

이에 대해 양주경찰서는 소명자료에서 “<양주신문>이 <경기북부시민신문>을 비교 분석하는 과정에서 착오를 일으킨 것 뿐이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양주신문>은 5월22일자 신문에서 “수치전달에 착오를 일으킨 것”이라며 이범석 후보의 당선가능성은 14.7%로 2위로 나타났다고 바로잡았다. 그러나 <양주신문>은 본지를 마음대로 베껴 쓴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이렇다 할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

▲ 인구비례가 전혀 맞지 않고, 원대식 후보를 유리하게 만들어준 여론조사 설문지와 결과보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