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 “뭘 잘 했다고 큰소리 치고 있냐
 횡령 돈 1%만 시설난방비로 썼어도”
“보석출소 결정 잘 된건지 모르겠다”

경찰이 13개 사회복지시설중 한 곳(서울정신요양원)을 조사해 무려 27억원이나 되는 국고보조금 횡령 혐의를 잡았으나 검찰이 9억5천만원만 문제 삼아 ‘축소 기소’ 논란이 일었던 성람재단 사건이 강경 기류로 흘러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본지 8월24일자 2면 참조>

1일 3시 의정부법원 제11형사부(재판장 조윤신)는 성람재단 국고 횡령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결심공판을 열고 심리를 계속했다.

검찰은 조태영 전 이사장 등에게 “철원은 날씨가 추워 겨울에 물을 방안에 놔둬도 꽝꽝 어는데, 난방을 1~2회 밖에 하지 않아 2000년 같은 방에서 지내던 생활자 8명중 4명이 차례로 죽었다”며 “피고의 비리는 확실하다. 법의 허점을 이용해 장애인에게 지급해야 할 돈을 가로채는 등 장애인 인권을 유린했다.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철원 은혜요양원에서 96년부터 7년동안 생활한 중증장애인 박모씨는 검찰 증인으로 나와 “장애인과 재활교사들이 소·돼지를 사육하고 영농과 시설 증축작업에 동원되는 것도 모자라 힘이 센 정신지체장애인들은 돼지 도축작업도 했다”며 “서울농산물시장에서 팔다 남은 것을 먹이고 곰팡이 핀 옷을 입히는 등 인권유린이 심각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또 “본인이 횡령사실을 인정하면서 뭘 그리 떳떳하다고 큰 소리 치냐”고 지적한 뒤 “횡령한 돈 1%만 난방비로 썼어도 사람들이 얼어죽지는 않았다. 실제 횡령금액이 기소 내용보다 더 많았을 수도 있다고 추정한다. (7월31일) 보석 출소를 이해할 수 없다. 재판부는 반드시 실형을 선고해야 마땅하고 지금 즉시 법정 구속을 요청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성람재단 변호인단은 “피고(조태영)는 영주 고향 땅과 개인재산을 모두 재단에 기부했다”며 “개인적 착복은 전혀 하지 않았으며, 지금 와서 노조가 성람재단을 ‘악의 화신’처럼 말한다고 법정구속 운운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따졌으나, 장애인 등 참관인들은 야유를 보냈다.

이날 검찰은 7월28일 구형과 마찬가지로 조태영 전 재단 이사장은 징역 5년, 유모씨와 하모씨는 징역 2년6월, 박모씨는 징역 2년을 각각 재구형했다. 선고공판은 9월15일 오전 9시30분에 열린다.